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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해석과 이해(구조와 에세이)/책 해석과 이해(철학,사상)

[리바이어던 - 4부] '토머스 홉스' 누가 어둠의 나라를 지배하는가? 교황,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모든 거짓 권력을 향한 최후의 공격!

by 유미 와 비안 2025. 10. 17.

'토머스 홉스' 『리바이어던』의 완결편.

'어둠의 나라'란 로마 가톨릭 교회의 교권 체제를 의미하며, 홉스는 이들이 어떻게 성경 오독과 공허한 철학을 통해 사람들을 지배하고 내전을 유발했는지 통렬하게 비판한다.

 

리바이어던 제4부: 홉스, 누가 어둠의 나라를 지배하는가


"어둠의 나라란 다름 아닌, 기만적인 자들의 연합체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어두운 교리와 헛된 철학을 이용하여 사람들을 지배하고, 그들을 현세의 합법적인 주권자에게서 떼어놓으려 한다."
제1, 2, 3부에서 절대 주권 국가 '리바이어던'의 필요성과 구조, 그리고 종교를 국가 아래에 복속시켜야 하는 이유를 논증했던 토머스 홉스. 그는 이 거대한 저작의 마지막 편인 제4부 "어둠의 나라에 대하여"에서, 자신이 세운 리바이어던을 파괴하려는 가장 강력하고도 교활한 적의 실체를 폭로하고, 그 적을 향해 최후의 공격을 감행합니다.
홉스에게 '어둠의 나라(Kingdom of Darkness)'란 지옥이나 악마의 왕국이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성경의 잘못된 해석과 아리스토텔레스의 공허한 철학을 무기 삼아, 사람들을 무지와 미신 속에 가두고, 지상의 합법적인 주권자에게서 복종심을 빼앗아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려는 로마 가톨릭 교회의 교권 체제입니다. 제4부는 홉스의 사상에서 가장 신랄하고 공격적인 부분으로, 시민의 평화를 위협하는 모든 거짓된 영적 권위에 대한 그의 최종적인 파문 선고입니다.

 

리바이어던 / 토머스 홉스 - 제4부 : 어둠의 나라

 

리바이어던』 4부

 

제4부는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어둠'의 원인이 되는 두 개의 큰 기둥을 분석하고(44-46장), 이 어둠을 통해 누가 이익을 얻는지 그 배후를 고발(47장)합니다.


• 44장 《성경》의 그릇된 해석에서 오는 영적 어둠:

홉스는 어둠의 가장 큰 원천이 바로 성경의 의도적인 오독에 있다고 주장합니다. 로마 가톨릭 교회는 자신들의 지상 권력을 정당화하기 위해 성경의 핵심 개념들을 체계적으로 왜곡했다는 것입니다.


o 교회는 하느님의 나라가 아니다: 교회는 '하느님의 나라'가 지금 이 땅에 자신들을 통해 임했다고 주장하지만, 홉스는 성경이 말하는 '하느님의 나라'는 오직 최후의 심판 이후에 도래할 미래의 왕국일 뿐이라고 반박합니다.
o 교황의 권력 부정: 교황이 베드로의 후계자로서 지상에서 그리스도를 대리한다는 주장 역시, 성경에 아무런 근거가 없는 월권이라고 비판합니다.
o 영원한 지옥의 부정: 교회가 사람들을 복종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인 '영원한 지옥의 고통'이라는 교리 역시, 성경을 잘못 해석한 결과이며, 성경이 말하는 지옥은 단지 '두 번째 죽음'(소멸)을 의미할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 45장 귀신학 및 기타 이방종교의 잔재:

홉스는 가톨릭 교회의 수많은 교리와 의식들이 순수한 기독교가 아니라, 고대 그리스-로마의 이교도적 '귀신학(Demonology)'¹에서 비롯된 미신이라고 공격합니다. 성인 숭배, 유물 숭배, 축성, 악마 축출 의식 등은 모두 고대의 다신교적 관습이 기독교의 탈을 쓴 것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 46장 공허한 철학과 허구의 전설에서 생기는 어둠:

어둠의 또 다른 큰 기둥은 바로 '공허한 철학', 즉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입니다. 중세 교회의 신학 체계(스콜라 철학²)가 바로 이 아리스토텔레스 철학 위에 세워졌기 때문입니다. 홉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실체', '본질', '형상'과 같은 개념들이 아무런 의미도 없는 공허한 말장난에 불과하며, 사람들을 쓸데없는 논쟁에 빠뜨려 진정한 지식(과학)과 시민의 의무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고 맹렬히 비판합니다.


• 47장 이러한 어둠에서 생기는 이익과 수익자:

마지막으로 홉스는 "누가 이 모든 어둠으로부터 이익을 얻는가?(Cui bono?)"라는 결정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그의 대답은 명확합니다. 바로 교황과 로마 가톨릭 교회의 성직자 계급입니다. 그들은 사람들을 무지와 미신 속에 가두고, 지옥의 공포로 위협하며, 면죄부를 파는 등의 행위를 통해 막대한 부와 권력을 축적했습니다. 그리고 이 영적 권력을 이용해 지상의 세속 군주(주권자) 위에 군림하려 함으로써, 국가를 분열시키고 내전이라는 최악의 상태를 초래했다는 것이 홉스의 최종적인 고발입니다.

 

 

주석 (용어 해설)


¹ 귀신학(Demonology): 귀신이나 악마와 같은 초자연적 존재의 본질과 힘을 연구하는 학문. 홉스는 가톨릭의 성인 숭배나 악마 축출 의식을 고대 이교도의 귀신 숭배와 동일시하며 비판했다.
² 스콜라 철학(Scholasticism): 중세 유럽의 신학적-철학적 체계.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바탕으로 기독교 교리를 이성적으로 체계화하고 변증하려 했다. 토마스 아퀴나스가 대표적인 학자이다.

 

 

리바이어던』 4부 - 구조적 해석


• 정치철학적 관점: 

 

제4부는 근대적 세속 주권 국가의 완성을 위한 최종 선언입니다. 홉스는 국가의 안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이 외부의 적이 아니라, 국가 내부에 존재하는 '이중 권력'(세속 권력과 영적 권력)의 갈등이라고 보았습니다. 그의 목표는 이 이중 권력 구조를 완전히 해체하고, 모든 종류의 권위(종교적 권위 포함)를 단 하나의 절대적인 세속 주권자 아래에 통합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종교개혁 이후 유럽을 휩쓴 종교전쟁에 대한 그의 최종적인 정치적 해법입니다.


• 지성사(Intellectual History)적 관점: 

 

제4부는 근대 과학혁명의 정신이 중세 스콜라 철학의 세계관을 어떻게 공격하고 대체했는지 보여주는 가장 극적인 텍스트 중 하나입니다. 홉스는 아리스토텔레스와 스콜라 철학의 추상적이고 목적론적인 언어를 '무의미한 소리'로 치부하고, 오직 물질과 운동으로 세계를 설명하려는 기계론적, 유물론적 세계관을 옹호합니다. 이는 단순한 철학 논쟁이 아니라,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 자체를 둘러싼 문명사적 투쟁이었습니다.


• 종교사회학적 관점: 

 

홉스는 종교를 사회 통제를 위한 강력한 심리적 도구로 분석합니다. 그는 교회가 어떻게 '보이지 않는 힘에 대한 공포'라는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을 이용하여, 지옥의 공포를 극대화하고, 기적과 의례를 통해 권위를 창출하며, 사람들을 복종시켜왔는지 그 메커-니즘을 냉철하게 해부합니다. 이는 종교의 사회적 기능에 대한 초기 사회학적 분석으로 볼 수 있습니다.

 

 

리바이어던』 4부 - 거미인간(호모 넥서스)


토머스 홉스의 『리바이어던』 제4부는 '거미인간(호모 넥서스)'에게, 제2부에서 창조된 거대한 인공 그물(코먼웰스)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존재, 즉 또 다른 '거미줄'을 치려는 자(교회)에 대한 최종적인 경고이자 공격입니다. '어둠의 나라'는, 지상의 그물(세속 국가)과는 다른, 하늘과 연결된 더 높은 차원의 그물(신의 나라)이 있다고 주장하며, 지상의 주권자 거미와는 다른 '진동'(신의 계시)을 전파하는, 교활한 거미(교회)가 만든 '환영의 그물'입니다. 이 환영의 그물은 잘못 해석된 텍스트와 공허한 철학이라는 끈적끈적한 실로 짜여 있어, 작은 거미들(백성)을 무지와 공포 속에 가둡니다. 홉스의 작업은, 이성이라는 날카로운 칼로 이 환영의 그물을 남김없이 베어버리고, 오직 리바이어던이라는 단 하나의, 명확하고 강력한 그물만이 유일한 현실임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리바이어던』 4부 - 비판과 논쟁


제4부는 홉스의 논증의 완성이지만, 그의 극단적인 주장 때문에 가장 많은 비판을 받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 종교에 대한 극단적인 도구주의와 환원주의: 가장 핵심적인 비판은, 홉스가 종교가 가진 모든 내면적, 영적, 초월적 차원을 완전히 무시하고, 오직 정치적 권력 투쟁의 도구로만 환원했다는 점입니다. 그는 개인의 신앙, 구원의 갈망, 그리고 종교가 제공하는 삶의 의미와 같은 복잡한 현상을 설명하지 못하고, 모든 것을 성직자 계급의 '음모'로만 치부하는 지나치게 단순하고 냉소적인 시각을 보입니다.


• 가톨릭 및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한 부당한 캐리커처: 그가 비판하는 로마 가톨릭 신학과 스콜라 철학은, 그가 묘사하는 것처럼 단순한 미신이나 말장난의 집합이 아닙니다. 그것은 수백 년에 걸쳐 수많은 위대한 지성들이 쌓아 올린 정교하고 복잡한 지적 체계입니다. 홉스는 자신의 주장을 위해 상대를 의도적으로 희화화하고 왜곡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 관용의 부재와 전체주의적 함의: 제3부의 비판과 마찬가지로, 제4부는 종교적 다원주의나 관용의 정신이 설 자리를 전혀 남겨두지 않습니다. 국가의 평화를 위해 오직 주권자가 인정한 단 하나의 종교 해석만이 허용되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결국 국가가 개인의 양심과 신앙을 통제하는 전체주의적 사회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 내전 원인에 대한 단선적 설명: 그는 영국 내전의 원인을 거의 전적으로 '교권'과 '잘못된 사상'의 문제로 돌립니다. 이는 내전을 촉발했던 의회와 왕 사이의 복잡한 정치적, 경제적, 헌정적 갈등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는 단선적인 설명이라는 비판입니다.

 

 

 함께 읽어야 할 책


『관용에 대한 편지』 (존 로크 저, 공진성 옮김, 책세상, 2008) 홉스의 '국가 교회' 모델에 대한 가장 직접적이고 영향력 있는 반론입니다. 홉스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로크는, 국가(정부)의 영역과 교회(개인의 신앙)의 영역은 엄격하게 분리되어야 하며, 국가는 결코 개인의 양심을 강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현대 정교분리 원칙의 가장 중요한 고전입니다.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막스 베버 저, 박성수 옮김, 문예출판사, 2010) 홉스가 종교(특히 가톨릭)를 근대 국가의 적으로 보았다면,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또 다른 종교(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가 어떻게 근대 자본주의 정신의 탄생을 이끌었는지 그 창조적인 역할을 분석합니다. 종교에 대한 전혀 다른 관점을 제공합니다.

『계몽의 변증법』 (막스 호르크하이머, 테오도어 아도르노 저, 김유동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2) 홉스가 옹호했던, 미신과 신화를 타파하려는 계몽적 이성이, 어떻게 그 자체로 또 다른 신화(도구적 이성)가 되어 인간을 지배하고 야만으로 귀결되었는지 비판적으로 분석한 책입니다. 홉스의 낙관적인 이성주의에 대한 가장 강력한 비판을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