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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해석과 이해(구조와 에세이)/책 해석과 이해(철학,사상)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하버드 최고의 명강의! 공리주의, 자유, 공동선, 당신의 생각을 흔드는 철학적 질문들!

by 유미 와 비안 2025. 10. 10.

하버드 교수 마이클 샌델의 대표작 『정의란 무엇인가』

공리주의, 자유지상주의, 칸트, 롤스, 아리스토텔레스를 넘나들며, '정의'를 둘러싼 철학적 딜레마를 통해 우리 사회의 공동선을 묻는 필독 고전.

 

'정의란 무엇인가' : 마이클 샌델, 당신의 정의는 과연 정의로운가
"정의로운 사회란 무엇인가?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사회인가, 아니면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사회인가? 혹은 시민의 미덕을 장려하고 공동선을 추구하는 사회인가?"
하버드 대학교의 전설적인 명강의 'Justice'를 바탕으로 쓰인 마이클 샌델『정의란 무엇인가(Justice: What's the Right Thing to Do?)』는, 바로 이처럼 우리 삶과 사회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들을 던집니다. 이 책은 '정의'에 대한 단 하나의 정답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대신, 샌델 교수는 폭주하는 전차, 아프가니스탄의 염소 치기, 대리모 출산과 같은 현실의 구체적이고도 불편한 딜레마 속으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그리고 공리주의, 자유지상주의, 칸트, 롤스, 아리스토텔레스에 이르는 위대한 철학자들의 눈을 빌려, 이 문제들을 어떻게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지, 그리고 우리의 도덕적 신념이 어떤 철학적 가정 위에 서 있는지를 성찰하게 만듭니다. 이 책은 닫힌 이론서가 아니라, 우리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토론하게 만드는 살아있는 철학 강의실 그 자체입니다.

 

정의란 무엇인가? / 마이클 샌델 - 과연 정의로운가?

 

『 정의란 무엇인가 』

 

이 책은 10개의 강의로 구성되어 있으며,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주요한 관점(행복, 자유, 미덕)을 중심으로, 여러 철학적 입장들을 서로 대결시키며 논의를 전개합니다.


• 1장~4장 행복과 자유, 그리고 시장의 논리:

o 1장~2장 최대 행복 원칙:

공리주의¹: 샌델은 먼저 "최대 다수에게 최대의 행복을 주는 것이 정의"라고 주장하는 제러미 벤담의 공리주의를 소개합니다. 이는 매우 실용적이고 강력한 원칙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는 로마 시대에 콜로세움에서 기독교인을 사자에게 던져 다수의 쾌락을 추구했던 사례나, 단 한 명의 아이를 지하실에 가두어 도시 전체가 행복해지는 가상의 도시 '오멜라스' 이야기를 통해, 공리주의가 어떻게 개인의 권리를 짓밟고 소수를 희생시킬 수 있는지 그 치명적인 약점을 폭로합니다.


o 3장~4장 우리는 우리 자신을 소유하는가?: 

자유지상주의 ²: 공리주의의 대안으로, 개인의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자유지상주의가 등장합니다. 이들은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 되며, 오직 계약의 자유와 재산권을 보호하는 '최소 국가' 역할만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 논리에 따르면, 부자에게 세금을 걷어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은 부자의 재산을 강탈하는 행위입니다. 하지만 샌델징병제 대신 모병제를 택하는 것(가난한 사람만 군대에 가는 문제)이나, 대리모 계약과 같은 현실의 사례를 통해, 과연 우리의 모든 선택이 진정으로 '자유로운' 것인지, 그리고 인간의 생명이나 출산과 같이 돈으로 사서도, 팔아서도 안 되는 신성한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닌지 날카롭게 질문합니다.


• 5장~7장 자유, 그 이상의 의미: 칸트와 롤스

샌델은 이제 '자유'에 대한 더 엄격하고 까다로운 해석을 제시한 두 거장, 칸트와 롤스를 소개합니다.


o 5장 동기를 중시하는 시각: 

이마누엘 칸트: 칸트에게 '자유'란 단순히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이성적 존재로서 스스로에게 부여한 보편적인 도덕법칙, 즉 '정언명령'³에 따라 행동하는 것입니다. 칸트에게 중요한 것은 행위의 '결과'가 아니라, 그것이 선한 '동기'(의무감)에서 비롯되었는지 여부입니다.


o 6장 평등을 강조하는 시각: 

존 롤스: 칸트의 사상을 이어받은 롤스는, 우리가 만약 자신의 모든 조건을 모르는 '무지의 베일'⁴ 뒤에서 사회 계약에 합의한다면, 어떤 원칙을 선택할 것인지 묻습니다. 롤스는 우리가 최악의 경우(가장 가난한 사람이 되는 것)를 대비하여, ① 모든 사람에게 평등한 기본적 자유를 보장하고, ② 사회적 약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경우에만 불평등을 허용하는 '차등의 원칙'에 합의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o 7장 소수 집단 우대 정책 논쟁: 

샌델은 '소수 집단 우대 정책'이라는 현실의 논쟁을 통해, 능력주의와 권리의 문제를 탐구하며 칸트와 롤스의 한계를 암시합니다.


• 8장~10장 정의, 미덕, 그리고 공동선:

마지막으로 샌델은 자신의 철학적 입장인 공동체주의⁵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제시합니다.


o 8장 정의와 도덕적 자격: 

아리스토텔레스: 샌델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적(teleological)⁶ 정의관을 소개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정의란, 어떤 재화나 권리를 분배할 때, 그 재화의 '목적(텔로스)'에 가장 부합하는 사람에게 주는 것입니다. 최고의 플루트는 최고의 연주자에게 주어져야 하는데, 이는 그가 가장 큰 기쁨을 얻기 때문이 아니라, 플루트의 목적인 '아름다운 연주'를 가장 잘 실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o 9장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의무를 지는가?

샌델은 우리가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가족, 공동체, 국가에 대한 '연대 의무''충성의 딜레마'가 존재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우리가 고립된 개인이 아니라, 특정한 역사와 전통 속에 있는 '서사적 존재'임을 의미하며, 칸트와 롤스의 '자유로운 개인'이라는 가정에 정면으로 도전합니다.


o 10장 정의와 공동선: 

결론적으로 샌델은 정의로운 사회가 '좋은 삶'에 대한 질문에 중립적일 수 있다는 현대 자유주의의 신화를 비판합니다. 그는 동성 결혼, 낙태와 같은 도덕적 쟁점들이 결국 '미덕'과 '좋은 삶'에 대한 논쟁을 피할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그는, 시민들이 공적인 장에 나와 서로의 도덕적 신념을 존중하며 '공동선(common good)'이 무엇인지 함께 숙의하는 '새로운 시민 정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하며 강의를 마무리합니다.

 

 

주석 (용어 해설)


¹ 공리주의(Utilitarianism):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도덕의 최고 원칙으로 삼는 사상. 행위의 옳고 그름을 그 '결과'가 얼마나 많은 행복(쾌락)을 낳는지에 따라 판단한다.
² 자유지상주의(Libertarianism): 개인의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특히 재산에 대한 소유권을 절대적으로 옹호하는 사상. 국가의 역할을 국방, 치안 등 최소한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본다.
³ 정언명령(Categorical Imperative): 칸트 윤리학의 핵심. 어떤 다른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써가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으로서 따라야만 하는 보편적인 도덕 법칙. "네 의지의 준칙이 항상 동시에 보편적 입법의 원리가 될 수 있도록 행위하라"는 것이 대표적이다.
⁴ 무지의 베일(Veil of Ignorance): 존 롤스가 제시한 사고 실험 장치. 정의의 원칙을 합의하는 '원초적 입장'의 사람들이, 자신의 재능, 재산, 성별, 종교 등 모든 개인적 정보를 알지 못하게 가리는 가상의 장막.
⁵ 공동체주의(Communitarianism): 개인의 정체성과 가치가 그가 속한 공동체의 역사와 전통 속에서 형성된다고 보며, 개인의 권리보다 공동체의 '공동선'과 연대 의무를 강조하는 정치철학.
⁶ 목적론(Teleology): 모든 존재와 사회적 행위에는 고유한 '목적(telos)'이 있으며, 그 목적을 실현하는 것이 곧 '선(善)'이라고 보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

 

 

『 정의란 무엇인가 』구조적 해석 


• 정치철학적 관점: 

이 책은 공동체주의(Communitarianism)⁵의 대중적 선언문입니다. 샌델은 현대 자유주의의 두 기둥인 공리주의와 칸트/롤스적 자유주의가 '좋은 삶'에 대한 가치 판단을 배제하려는 '중립성'의 프로젝트였지만, 이것이 오히려 공동체의 도덕적 유대를 약화시켰다고 비판합니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적' 정의관을 부활시켜, 정의로운 사회란 시민들이 공적인 장에서 '공동선'이 무엇인지 함께 토론하고 '시민적 미덕'을 함양하는 사회라고 주장합니다.


• 윤리학적 관점: 

이 책은 현대 윤리학의 세 가지 주요 흐름, 즉 ① 결과를 중시하는 결과주의(공리주의), ② 의무와 권리를 중시하는 의무론(칸트/롤스), ③ 인격과 미덕을 중시하는 덕 윤리(아리스토텔레스/샌델)를 대결시키는 거대한 토론장입니다. 샌델은 앞의 두 입장을 비판하며, 궁극적으로 '덕 윤리'에 기반한 정의관을 옹호하는 쪽으로 논의를 이끌어 갑니다.


• 법철학적 관점: 

샌델은 법이 도덕적 가치 판단으로부터 '중립적'일 수 있다는 법실증주의적 관념에 도전합니다. 그는 동성 결혼이나 낙태와 같은 현대 법철학의 가장 뜨거운 쟁점들을 통해, 법이 결국 '무엇이 좋은 삶인가', '공동체가 어떤 가치를 옹호해야 하는가'라는 도덕적 질문에 답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줍니다. 즉, 법은 도덕과 분리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 심리학적 관점: 

샌델의 공동체주의는 인간의 사회적 본성에 대한 깊은 심리학적 통찰에 기반합니다. 그는 칸트나 롤스가 상정한, 공동체로부터 자유로운 '추상적 자아'가 심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인간은 소속감과 연대감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사회적 동물'**입니다. 그가 '충성심'과 '연대 의무'를 강조하는 것은, 우리의 도덕적 직관이 보편적 원리뿐만 아니라, 우리가 속한 특정 집단에 대한 '내집단 편향'과 정서적 유대에 의해 강력하게 영향을 받는다는 현대 사회심리학의 발견과도 일치합니다.

 

 

 

『 정의란 무엇인가 』거미인간(호모 넥서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거미인간(호모 넥서스)'에게,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라는 그물을 어떤 원리로 직조해야 하는지에 대한 세 가지 다른 '설계도'를 보여주고, 어떤 설계도를 선택할지 묻는 책입니다. 공리주의는 그물 전체의 총 '진동량'(행복)을 극대화하는 설계도이며, 이를 위해 몇몇 '실'(소수)의 희생을 감수할 수 있습니다. 자유지상주의와 칸트/롤스주의는 각 '실'(개인)이 가진 고유한 권리와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절대적인 규칙을 가진 설계도입니다. 샌델 자신은, 우리는 애초에 그물 밖에서 설계도를 선택하는 존재가 아니라, 이미 특정 그물(공동체) 안에서 태어난 '그물의 일부'임을 강조합니다. 따라서 그는, 그물의 모든 '실'들이 함께 모여, 우리 그물의 궁극적인 '목적(텔로스)'이 무엇인지, 그리고 좋은 그물이란 어떤 모습인지 끊임없이 대화하고 숙의하며 함께 그물을 고쳐 짜 나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 정의란 무엇인가 』비판과 논쟁

샌델의 공동체주의적 정의관은 매우 설득력 있지만, 자유주의 진영으로부터 몇 가지 중요한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 '공동선'의 위험성: "누가 '공동선'을 결정하는가?"라는 것이 가장 큰 비판입니다. '공동선'과 '미덕'을 강조하는 정치는, 다수가 자신들의 종교적, 도덕적 신념을 '공동선'이라는 이름으로 소수에게 강요하는 '다수의 횡포'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는 것입니다. 이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고, 사회적 소수자를 억압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 도덕적 상대주의의 문제: 만약 정의가 각 공동체의 고유한 가치와 전통에 기반한다면, 다른 공동체의 비인간적인 관습(예: 명예 살인, 여성 할례)에 대해 우리는 어떤 도덕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가? 공동체주의는 보편적인 인권의 기준을 약화시키는 '도덕적 상대주의'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비판입니다.


• 과거 공동체에 대한 낭만화: 샌델은 종종 고대 그리스의 폴리스나 초기 미국의 공화주의를 이상적인 공동체의 모델처럼 제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노예, 여성, 이방인을 배제했던 이들 공동체의 어두운 측면을 외면하고, 과거를 낭만적으로 이상화한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 '좋은 삶'에 대한 논쟁의 실효성: 샌델은 '좋은 삶'에 대한 공적인 토론을 강조하지만, 종교와 가치관이 극도로 다원화된 현대 사회에서 과연 그러한 토론을 통해 의미 있는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오히려 해결할 수 없는 도덕적 갈등만 증폭시킬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함께 읽어야 할 책


『정의론』 (존 롤스 저, 황경식 옮김, 이학사, 2003) 샌델의 비판의 핵심 대상이자, 20세기 정치철학의 가장 위대한 성취입니다. 샌델이 비판한 '무지의 베일'과 '자유주의적 평등'이 무엇인지 원전을 통해 직접 확인하며, 샌델의 주장이 과연 타당한지 스스로 판단해 볼 수 있습니다.

『공리주의』 (존 스튜어트 밀 저, 이종인 옮김, 현대지성, 2018) 샌델이 비판하는 또 다른 축인 '공리주의'의 가장 세련된 형태를 보여주는 고전입니다. 밀이 어떻게 공리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 개인의 권리와 정의의 문제를 다루려 했는지 이해하면, 샌델의 논의를 더 깊이 있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 (로버트 노직 저, 남경희 옮김, 문학과지성사, 2020) 샌델이 소개한 '자유지상주의'를 가장 정교하고 철저하게 옹호한 책입니다. 롤스와 샌델 모두를 비판하며, 오직 '최소 국가'만이 정의롭다고 주장하는 노직의 논리를 통해 정의에 대한 또 다른 극단의 시각을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