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형적 사고의 핵심 감각인 '감지력(sensitivity)
감지력은 단순한 직관이 아닙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흐름, 관계, 움직임을 민감하게 ‘패턴’으로 인식하고, 서로 연결된 '시스템의 움직임'으로 이해하며, 선형적인 원인→결과에서 벗어나 전체 맥락을 '흐름으로 읽는 능력'입니다.
거미인간(호모 넥서스Homo Nexus) 감지력, 흐름 감각
비선형구조의 사고, 관계와 연결로 사고 하는 인간
인류 문명의 새로운 패러다임 '호모 넥서스'
Part 6. 비선형 사고의 실천과 인간다움
6.1 감지력 훈련: 패턴, 시스템, 흐름 감각
어느 날 갑자기 기차가 멈춘다면, 대부분의 사람은 '기계에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거미인간은 다르게 반응합니다. 그는 선로 주변의 기후 변화, 기관사의 심리 상태, 운행 스케줄 간의 충돌, 도시의 교통망 전체를 떠올립니다. ‘문제’가 아니라 ‘흐름’의 맥락을 보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사고방식은 비선형적 사고의 핵심 감각인 '감지력(sensitivity)'입니다. 감지력은 단순한 직관이 아닙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흐름, 관계, 움직임을 민감하게 ‘패턴’으로 인식하고, 서로 연결된 '시스템의 움직임'으로 이해하며, 선형적인 원인→결과에서 벗어나 전체 맥락을 '흐름으로 읽는 능력'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이 감지력을 기를 수 있을까요?
패턴을 읽는 감각 - 사소한 반복에서 흐름을 포착하다
비선형 사고는 반복을 '단조로움'이 아니라 '패턴'으로 봅니다. 우리가 매일 마주치는 뉴스 속 사건들, 지나치는 광고 문구들, 심지어 가족이나 친구들의 말투 속에도 ‘의미 있는 반복’이 숨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0년 이후 팬데믹 시기 동안 사람들은 재택근무와 온라인 소통에 익숙해졌습니다. 처음에는 기술의 편리함에 주목했지만, 어느 시점부터 우리는 피로, 고립감, 주의력 분산이라는 공통된 증상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이 반복되는 신호들은 단순한 현상이 아니라, ‘시스템적 피드백’이었습니다. 비선형 감지력은 이처럼 반복되는 징후를 통해 ‘표면 아래 흐르는 구조’를 감지하는 능력입니다.
시스템 사고의 기초 - 고립된 것이 아니라 ‘엮여 있다’
선형 사고는 사물을 ‘부분’으로 나누고, ‘분석’합니다. 반면 비선형 사고는 사물을 ‘관계’로 묶고, ‘통합’합니다. 그 대표적인 사고틀이 바로 시스템 사고(system thinking)입니다.
예: 마틴 루서 킹의 "나는 버밍햄에서 일어난 일에 무관하지 않다"라는 말은 단순한 정치적 연대가 아니라, '시스템 속의 자신'을 이해한 감지자의 언어입니다. 사회적 불의는 특정 장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구조의 ‘고장’이 낳은 결과임을 감지한 것이지요.
흐름 감각 - 정적인 대상이 아니라 동적인 맥락을 보다
고대 중국 철학자인 장자는 사물의 ‘정체성’보다는 그 ‘흐름’을 중시했습니다. 물고기가 ‘물에서 논다’는 표현은 물고기와 물, 그리고 움직임이 하나의 리듬으로 작용하는 순간을 포착하는 것이지요. 비선형적 감지력은 ‘누가’ 말했느냐보다 ‘언제, 어떤 맥락에서’ 말했느냐를 봅니다. ‘무엇을’ 배웠느냐보다 ‘그 지식이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봅니다. 즉, ‘대상’보다 ‘상황’을 읽는 것입니다. 감지력을 위한 실천 훈련 감지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훈련될 수 있습니다. 아래는 일상에서 감지력을 높이는 몇 가지 실천적 방법입니다.
① 일상 기록 → 매일 반복되는 감정, 생각, 상황을 기록하며 패턴을 찾습니다.
② 맥락 독서 → 인물의 행동보다는 등장 시점과 배경을 중심으로 책을 읽습니다.
③ 관계 스케치 → 하나의 사건이 어떤 사람, 기관, 사회적 구조와 연결되어 있는지 시각적으로 그려봅니다.
④ 뉴스 피드백 → 사건 발생 → 사회 반응 → 정책 변화까지 흐름을 관찰합니다.
이러한 연습은 ‘통찰(insight)’을 가능하게 합니다. 통찰이란, 표면을 뚫고 구조를 보는 감각이며,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의 징후’를 감지하는 능력입니다.
인간의 감각으로 돌아가기
흥미롭게도, 감지력은 신기술이나 고급 지식보다 ‘감각의 회복’에서 출발합니다. 듣기, 보기, 느끼기 - 이 기본적 감각을 어떻게 확장하느냐에 따라 비선형적 사고의 힘이 달라집니다. 거미는 사냥을 하지 않습니다. 그는 기다립니다. 자신의 거미줄로 연결된 세상의 진동을 '감지'합니다. 거미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급하게 판단하지 않고, 맥락을 감지하고, 전체를 조율하며 반응합니다. 그 속도는 느리지만, 그 방향은 정확합니다.
용어 주석
시스템 사고 - 사물을 전체적으로 보고, 각 요소 간의 상호작용과 피드백을 고려하는 통합적 사고방식. 복잡계 과학, 조직 이론, 환경 설계 등에서 널리 사용됨.
참고문헌
피터 센게, / 습하는 조직 / 에듀컨텐츠휴피 / 2014
김찬호, / 인간의 조건 / 문학과지성사 / 2015
김경일, / 지혜의 심리학 / 진성북스 / 2023
김형석, /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21세기북스 / 2021
나탈리 앤지어, / 인간은 어떻게 사고하는가 / 궁리출판 / 2019
조던 피터슨, / 12가지 인생의 법칙 / 메이븐 / 2018
'말이 멈춘 자리(구조와 에세이) > 거미인간 - 연결과 확산 언어의 시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미인간(호모 넥서스Homo Nexus) Part 6-3. 실패, 순환적 대응 (1) | 2025.06.17 |
---|---|
거미인간(호모 넥서스Homo Nexus) Part 6-2 . 공감능력 (2) | 2025.06.15 |
거미인간(호모 넥서스Homo Nexus) Part 5-7 새로운 설계 (8) | 2025.06.11 |
거미인간(호모 넥서스Homo Nexus) Part 5-6 공동체의 비선형화 (4) | 2025.06.07 |
거미인간(호모 넥서스Homo Nexus) Part 5-5 순환경제, 지속 가능성 (1) | 2025.06.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