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회는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을 중심에 둔다.”
우리는 오랫동안 속도, 성장, 효율, 통제를 중심에 두는 사회를 살아왔다. 하지만 만약 우리가 연결, 감응, 순환, 공존을 중심에 두고 정치와 경제, 문화와 교육을 다시 설계한다면 어떨까?
거미인간(호모 넥서스Homo Nexus) - 새로운 설계
비선형구조의 사고, 관계와 연결로 사고 하는 인간
인류 문명의 새로운 패러다임 '호모 넥서스'
Part 5. 새로운 사회를 설계하다 – 선형 문명의 모순을 넘어
5.7 시나리오 섹션: 호모 넥서스 사회의 모델
이 장은 그런 ‘만약’을 상상하며, 호모 넥서스가 살아가는 새로운 사회의 설계 시안을 제시합니다.
정치 – 대표가 아닌 연결의 정치, 플랫폼 민주주의
지금의 민주주의는 여전히 ‘선형’입니다. 유권자는 투표로 대표를 뽑고, 그 대표는 다시 입법과 행정을 수행합니다. 의사결정은 수직적이고, 피드백은 느리고, 공감은 제한적입니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과 감응적 커뮤니케이션이 발달한 호모 넥서스 사회에서 정치는 ‘연결 구조’로 작동합니다. 블록체인 기반의 시민 참여 플랫폼을 통해, 개인은 특정 이슈에 직접 참여하거나 자신과 가치가 맞는 이들을 임시로 대표로 위임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고정된 ‘정당’이 아니라 이슈 중심의 ‘유동적 정치 커뮤니티’를 만들어냅니다.
예: 대만의 ‘vTaiwan’ 프로젝트는 시민의 온라인 의견을 수렴하여 입법에 반영한 플랫폼 민주주의 사례입니다. 정당의 입장보다 ‘사회적 감응’을 기준으로 정책이 조정됩니다.
경제 – 순환 기반 가치 흐름의 구조
경제는 더 이상 ‘소유’의 개념 위에 있지 않습니다. 공유 경제, 구독 모델, 순환 경제는 모두 ‘비선형적 가치 흐름’이 중심이 되는 구조입니다. 호모 넥서스 사회에서는 경제가 단순히 자본 축적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사회적 연결망의 유지를 위한 생태계’로 이해됩니다. 제품은 폐기되지 않고 재활용되고, 소비자는 공동 설계자가 되며, 기업은 이익보다 ‘지속 가능성 지수(Sustainability Index)’로 평가됩니다.
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도시 전체가 ‘도넛 경제학(Doughnut Economics)’ 기반으로 소비와 생산, 복지와 생태의 균형을 이루려는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문화 – 감정과 공감의 네트워크
호모 넥서스 사회의 문화는 ‘생산된 콘텐츠’가 아닌 ‘감정의 진동과 파장’입니다. 창작은 위대한 예술가의 고유 권한이 아니라, 커뮤니티 속 ‘공동 창조(Co-creation)’로 이뤄집니다. 예술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객체가 아니라, 경험되고, 연결되고, 참여되는 사건입니다.
예: BTS 팬덤 아미(ARMY)는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밈을 만들고, 메시지를 확장하고, 해석을 공유하며
문화 그 자체를 생성하는 ‘공진화적 존재’입니다.
호모 넥서스의 문화는 선형적 명작 중심이 아닌, 비선형적 감응의 연결망입니다.
교육 – 정답이 아닌 ‘탐색’을 가르친다
기존 교육은 커리큘럼과 시험, 정답 중심이었습니다. 하지만 불확실성의 시대, 고정된 해답은 무의미합니다. 호모 넥서스 사회에서 교육은 ‘비선형적 탐색 능력’을 중심으로 설계됩니다. 아이는 교과서보다 질문을 먼저 배우고, 서로 다른 해석을 조율하는 법을 익히며, 혼자보다 함께 사유하는 힘을 키움니다.
예: 유럽의 ‘포레스트 스쿨(Forest School)’은 자연 속에서 아이들이 즉흥적 문제 해결, 상호작용, 창의성을 기르는 비선형 학습 환경입니다.
공동체 – 소속보다 공명(共鳴)을 중심에 두는 사회
호모 넥서스 사회의 공동체는 ‘정체성 기반’이 아니라 ‘관계 기반’입니다. 누구와 같은 집단에 속하는가보다 지금, 이 순간 누구와 연결되고 있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이러한 공동체는 느슨하지만 강력하고,지속 되지 않지만 깊이 있게, 물리적이기보단 정서적으로 설계됩니다.
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각국 시민들의 자발적 네트워크, 기후위기 대응 시민단체, 느린 우정의 온라인 북클럽, 이 모든 것들은 일시적이고 유동적이지만 강한 결속을 보여줍니다. 호모 넥서스는 소속이 아니라 ‘파장’을 통해 연대합니다.
용어 주석
. 플랫폼 민주주의 - 정치적 참여를 온라인 플랫폼 기반으로 재설계하여 시민 개개인의 직접적 의견 수렴 및 반영이 가능한 디지털 참여형 민주주의 형태.
. 도넛 경제학 - 경제성장 중심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생태적 한계와 사회적 기초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새로운 경제모델. (케이트 레이워스 저, 『도넛 경제학』 / 흐름출판 / 2020)
. 포레스트 스쿨 - 자연 속에서 어린이들이 자율적이고 체험 중심으로 배우는 교육 방식으로, 정해진 커리큘럼보다 유동성과 상호작용을 중시함.
참고문헌
. 케이트 레이워스, / 도넛 경제학 / 흐름출판 / 2020
. 김찬호, / 인간 본성에 대하여 / 문학과지성사 / 2021
. 윤지영, / 비정상의 정상화는 가능한가 / 갈무리 / 2022
. 송길영, / 그들은 어떻게 세상을 움직이는가 / 북스톤 / 2020
. 이진선, / 교실에서 찾은 미래 / 창비 / 2019
. 조나단 하이트, / 바른 마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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