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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멈춘 자리(구조와 에세이)/거미인간 - 연결과 확산 언어의 시대

거미인간(호모 넥서스Homo Nexus) Part 4-6, 존재의 상호성 (윤리)

by 유미 와 비안 2025. 6. 4.

윤리는 ‘개체’ 중심이었습니다. 자율적 존재로서의 인간, 이성과 도덕을 갖춘 개별 주체. 선택과 결과, 행위와 책임은 주로 ‘개인’의 몫이었습니다. 하지만 거미인간(Homo Nexus)의 세계에서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거미인간(호모 넥서스Homo Nexus) - 윤리 : 존재의 상호성
비선형구조의 사고, 관계와 연결로 사고 하는 인간 

 

인류 문명의 새로운 패러다임 '호모 넥서스'

 

거미인간 (호모 넥서스) - 존재의 상호성 , 윤리

 

 

Part 4. 호모 넥서스 – 거미인간의 출현


4.6 거미인간의 윤리: 존재의 상호성과 관계의 책임

 

"인간은 세계에 무슨 책임을 지고 있는가?"


이 질문은 오래도록 철학의 주제였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윤리는 ‘개체’ 중심이었습니다. 자율적 존재로서의 인간, 이성과 도덕을 갖춘 개별 주체. 선택과 결과, 행위와 책임은 주로 ‘개인’의 몫이었습니다. 하지만 거미인간(Homo Nexus)의 세계에서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개체가 아니라 관계, 결과가 아니라 반응, 의도가 아니라 영향의 궤적이 더 중요해집니다. 여기서 우리는 새로운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내가 아닌, 나와 연결된 존재에게 무엇을 남기는가?” “내 말과 행동이 어떤 파장을 만들어내는가?” 이것이 바로 ‘관계적 윤리’ 또는 ‘연결 윤리’입니다.

 

 

거미인간 (호모 넥서스) 존재의 상호성, 관계책임 윤리


전통 윤리의 한계 - 개별 책임에서 연결 책임으로


'칸트'의 의무론은 행위의 동기를, '벤담'의 공리주의는 결과의 최대 다수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이들은 모두 한 개인이 상황을 판단하고 결정하는 구조 속에서 ‘옳음’과 ‘선함’을 정의했습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이제 ‘나 하나’의 결정이 고립되어 작동하지 않습니다. SNS에 쓴 글 한 줄이 타인의 감정과 커리어, 사회적 평판에 영향을 줍니다. 커뮤니티 안의 미묘한 정서적 분위기가 혐오나 배제의 구조를 형성합니다. 알고리즘은 특정 발언이나 행동을 증폭시켜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습니다. 즉, 책임은 더 이상 ‘개인의 의도’나 ‘직접적 결과’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연결된 존재의 상호작용’이 중요해지는 시대, 윤리는 반드시 재정의되어야 합니다.

 

관계 중심 윤리란 무엇인가?


관계 중심 윤리란 다음의 원칙에 기반합니다. 나는 내가 맺고 있는 관계 속에서 정의된다. 나의 말과 행동은 예상보다 넓은 파장을 갖는다. 선한 의도보다 감응의 결과와 지속성에 더 주의를 기울인다. 불확실한 세계에서 윤리는 판단이 아니라 ‘태도’이다. 이러한 윤리는 ‘거미줄’과 유사합니다. 줄 하나를 건드리면 전체 구조가 흔들립니다. 그 흔들림이 어떤 존재에게 어떤 감각을 주는가? 그것이 곧 윤리적 질문이 됩니다.

 

거미인간의 윤리감각 - 감응과 배려의 메커니즘


거미인간은 직접적인 가르침보다 ‘관계의 흐름’을 통해 윤리적 감각을 체화합니다. 말투 하나, 표정 하나, 이모티콘 하나가 상대방과의 관계를 설계합니다. 댓글 하나, 팔로우 여부, 반응 속도, 공감 표현은 신뢰와 친밀감의 윤리적 기반을 형성합니다. 이것은 매우 섬세한 감응 시스템입니다. 법이나 규범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살피며 만들어내는 규칙’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윤리는 고정된 규칙이 아닌 ‘지속 가능한 상호감응’을 전제로 합니다. 즉, ‘무엇이 옳은가’가 아니라, ‘어떻게 서로를 유지할 것인가’가 중심이 됩니다.

 

거미인간 (호모 넥서스) 존재의 상호성 , 관계 윤리

 


연결된 존재의 책임 – 존재는 곧 흔들림이다


거미줄 위의 생명은 홀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거미인간은 항상 연결되어 있고, 그 연결 자체가 존재의 일부입니다. 이러한 연결 위에서는 다음과 같은 책임이 필요합니다. 흔들림을 감지하고, 반응을 조율하는 책임 나와 타인을 둘 다 고려한 판단과 행동 의도를 넘어서 결과의 궤적까지 고려하는 통찰 이것은 선형 윤리의 ‘선악 판단’을 넘어서는 비선형 윤리의 ‘공진과 지속 가능성’에 관한 책임입니다.
예: 플랫폼 운영자라면, 단지 기능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의 상호작용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교사는 학생에게 지식을 전하기보다, ‘관계적 신뢰’를 기반으로 한 소통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개인도 마찬가지로, 말 한마디, 클릭 한 번이 어떤 파장을 만들어내는지 감지하고 설계해야 합니다.

 

윤리는 이제 감정이자 기술이다


거미인간의 윤리는 이성적 선언이 아니라, ‘감응력의 확장’이자, ‘상호 연결성을 인식하는 기술’입니다.이 시대의 윤리적 인간은 다음과 같은 감각을 지닙니다. 공감의 범위를 넓힐 줄 아는 사람 피드백을 통해 자신을 조정할 수 있는 사람 관계 속에서 자기를 이해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사람 시스템을 변화시키기보다, 그 속에서 새로운 흐름을 설계할 수 있는 사람

 

 

용어 주석


. 관계 윤리(Relational Ethics) - 존재 간의 연결성, 상호작용, 피드백을 중심으로 한 윤리 개념. 전통적 개인주의 윤리와 구분됨.
. 감응(Resonance) - 타인의 정서, 맥락, 반응을 정서적으로 공명하며 인식하고 반응하는 능력.
. 연결 책임(Connectional Responsibility) - 나의 말, 행동, 존재가 만들어내는 연결망의 파장을 인식하고 설계하는 책임 개념.
. 비선형 윤리(Nonlinear Ethics) - 일방적 인과관계보다 상호 피드백과 시스템 속 맥락에 기반한 윤리적 판단 구조.

 

참고문헌


. 에마누엘 레비나스, /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 문학과지성사 / 2012
. 리처드 세넷, / 존엄성의 윤리학 / 이후 / 2004
. 리사 펠드먼 배럿, /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심심 / 2020
. 최진석, / 탁월한 사유의 시선 / 21세기북스 / 2019
. 하르트무트 로자, / 공명 / 문학과지성사 /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