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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멈춘 자리(구조와 에세이)/거미인간 - 연결과 확산 언어의 시대

거미인간 (호모 넥서스) - Part 1-2

by 유미 와 비안 2025. 5. 19.

'거미인간'(호모넥서스 Homo Nexus) 비선형구조의 사고, 관계와 연결로 사고 하는 인간

 

거미인간 (호모넥서스) - 선형적/비선형적 사고의 핵심

 

Part 1.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2. 선형적 사고와 비선형적 사고의 핵심 소개 – 우리는 어떻게 세상을 보고 있는가?


우리는 보통 무언가를 생각한다고 말하지만, 그 생각이 어떤 구조를 가졌는지에 대해서는 잘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은 조용히 A에서 B로, B에서 C로, 정리된 질서를 따라 사고를 펼치고, 또 어떤 사람은 다양한 이미지를 떠올리며 A에서 D로, 다시 Z를 거쳐 M으로 가는 식의 사고 흐름을 보입니다.
이 글에서 이야기하려는 핵심 개념은 바로 그 사고의 방식, 즉 ‘선형적 사고와 비선형적 사고’입니다.

 

선형적 사고란 직선 위를 걷는 사고입니다. 시작과 끝이 분명하고, 원인과 결과가 한 방향으로 향하며, 단계적으로 쌓아가며 결론을 내리는 방식입니다. 우리가 학교에서 논술을 배우며 익힌 ‘서론 – 본론 – 결론’, 계획서를 작성할 때 쓰는 ‘목표 – 방법 – 결과’, 혹은 기업에서 전략을 짤 때 사용되는 ‘단계적 로드맵’ 모두 선형적 사고에 기반을 둡니다.
이 방식의 장점은 분명합니다. 논리적이고 예측 가능하며, 순서를 따라가며 분석할 수 있기 때문에, 체계적 사고와 학습에 적합합니다. 문제 해결을 위한 전통적 접근방식은 거의 모두 이 틀 안에서 발전해왔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갈수록 선형적으로만은 설명할 수 없는 세상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비선형적 사고가 필요해졌습니다.

 

비선형적 사고는 직선이 아니라 그물입니다. 중심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갈래가 동시에 펼쳐지는 사고입니다. 하나의 생각이 다른 생각과 얽히고, 문장 대신 이미지, 논리 대신 패턴, 순서 대신 연결로 사고가 전개됩니다. 예측하기보다는 반응하며, 하나의 결론보다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정하는 사고입니다.

 

선형적 사고가 기찻길이라면, 비선형적 사고는 거미줄입니다. 기차는 정해진 목적지를 향해 출발하고 도착하지만, 거미줄은 바람과 촉감, 파동을 감지하며 반응하고 수정하며 확장됩니다.

 

이러한 두 사고 방식은 단지 문제 해결이나 정보 정리에 그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 둘을 통해 세상을 다르게 인식하고, 타인을 다르게 이해하며, 자신을 다르게 정의하게 됩니다.

 

선형적 사고시간을 직선으로 봅니다. 과거 > 현재 > 미래라는 순서 속에서 원인을 찾아내고,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세웁니다. 반면, 비선형적 사고는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흐리며, 감정과 직관을 통해 현재와 과거, 미래를 중첩시켜 사유합니다. 우리는 같은 사건을 보면서도, 어떤 사람은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가’를 질문하고, 또 어떤 사람은 ‘그 일이 지금 나에게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를 묻습니다.

 

이 글은 이 두 사고의 차이를 단순히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그 전환점에 주목합니다우리는 여전히 선형적으로 말하고 있지만, 비선형적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는 문장으로 설명하지만, 이미지와 감정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지금 시대의 혼란이자 가능성입니다.
이제 이 글에서는 질문을 던집니다.
• 우리가 지금까지 익혀온 ‘논리’는 지금의 세상에 얼마나 유효한가?
• 선형적 언어로 연결을 말할 수 있는가?
• 우리는 새로운 사고 방식, 새로운 언어 구조가 필요한 시대에 도달한 것은 아닐까?

 

앞으로 이어질 장에서는 이러한 두 사고 방식이 실제 사회, 언어, 교육, 조직, 기술, 감정과 정체성에 어떤 영향을 미쳐왔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게 될 것입니다.
비선형 사고는 단지 혼란한 사고가 아닙니다. 그것은 다층적인 현실에 대응하는, 새로운 시대의 인지 도구입니다.

 

"이제 우리는 생각하는 방식 그 자체를 다시 생각해야 할 시간입니다."

 

 

참고문헌
• 유발 하라리 / 사피엔스 - 김영사, 2015.
• 질 들뢰즈, 펠릭스 가타리 / 천 개의 고원 - 민음사, 2010.
• 정재승 / 열두 발자국 - 어크로스, 2018.
• 윤태진 / 미디어 인류학 - 커뮤니케이션북스,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