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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해석과 이해(구조와 에세이)/책 해석과 이해(경제,전략)

[외로움을 소비하는 사회] '이완정', '박규상' -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외로움'은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

by 유미 와 비안 2025. 11. 14.

'이완정', '박규상' 저 『외로움을 소비하는 사회

현대인의 외로움이 어떻게 팬덤, MBTI, 쇼핑, 셀프케어 등 소비 행위로 이어지는지 심층 분석. 외로움 비즈니스의 트렌드와 심리학적 해석

 

총평: '외로운 소비자'를 위한 친절한 안내서, 그러나...


『외로움을 소비하는 사회』 는 '외로움'이라는 시대적 감수성을 '소비'라는 핵심 키워드로 명쾌하게 꿰뚫어 낸 트렌드 분석서입니다. 저자들이 제시하는 팬덤, 쇼핑, 심리학 소비, 셀프케어 등의 사례는 막연하게 느껴졌던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어떻게 구체적인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특히 '상황적 외로움'이 아닌 '인식적 외로움'으로 현대인의 심리를 정의한 점, 그리고 '관계 피로'로 인해 '자발적 외로움'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포착한 지점은 매우 날카롭습니다.  자신이 무심코 행했던 소비가 사실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행위였음을 깨닫고,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치명적인 한계는 현상의 분석을 넘어 '비판적 성찰'로 나아가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저자들은 외로움을 소비로 해결하는 현상을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긍정하거나 심지어 '비즈니스 힌트'로 삼도록 권장하는 듯한 태도를 취합니다. 그러나 앞선 비판에서 지적했듯이, 소비 자본주의 자체가 현대적 외로움의 근본 원인일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불이 난 원인'을 분석하는 대신, '불을 쬐며 잠시 따뜻해지는 법'을 알려주고, 나아가 '불을 이용해 장사하는 법'을 넌지시 알려주는 꼴입니다.
외로움은 소비로 '관리'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해결'될 수는 없습니다. 진정한 해결은 소비의 영역이 아닌, 불평등한 사회 구조를 개선하고 진정한 공동체적 '연결'을 회복하려는 노력에서 찾아야 합니다.

 

외로움을 소비하는 사회 / 이완정, 박규상 - 보편적 정시 - 외로움

 

외로움을 소비하는 사회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연결되어 있지만, 동시에 가장 깊은 외로움을 느끼는 역설적인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완정, 박규상 저자의  『외로움을 소비하는 사회』 는 이러한 현대인의 보편적 정서가 된 '외로움'이 어떻게 '소비'라는 행위를 통해 관리되고, 나아가 거대한 비즈니스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한 책입니다.
저자들은 외로움이 더 이상 사회적 고립층의 전유물이 아닌,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보편적 정서가 되었음을 선언하며, 이 외로움을 잊거나 다루는 가장 강력한 도구로 '소비 행위'를 지목합니다. 이 책은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어떻게 소비와 만나고, 팬덤, 쇼핑, 심리학, 셀프케어 등 다양한 형태로 발현되는지 세밀하게 추적합니다

 

 

Part 1. 소비사회, 외로움을 이야기하다


1부에서는 현대인이 느끼는 외로움의 본질을 새롭게 정의합니다. 과거의 외로움이 물리적으로 '혼자 있는' 상황적 외로움이었다면, 현대의 외로움은 타인과 함께 있어도 느끼는 '다름'에서 오는 인식적 외로움입니다. "혼자 있고는 싶지만 외로운 건 싫어"라는 모순된 욕망은 현대인이 추구하는 개인화된 삶과 관계의 결핍 사이의 긴장을 보여줍니다.


모두가 각자의 개성을 추구하며 '다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외롭지만, 역설적으로 소비를 통해 '같음'을 발견(예: 같은 취향, 같은 브랜드)하며 이 외로움을 희석합니다. 저자들은 이러한 일상의 외로움을 해결하는 가장 즉각적이고 안전한 도구로 '일상의 소비'를 지목하며, 소비 행위가 외로움과 동반되는 우울감을 해소하는 강력한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고 분석합니다.


Part 2. 팬이 되어 외로움을 바라보다


2부는 외로움을 극복하는 가장 강력한 소비 행위 중 하나로 '팬덤' 활동을 조명합니다. 임영웅의 'IM HERO' 현상에서 보듯, 팬이 된다는 것은 외로움에 대항하는 강력한 '몰입'의 행위입니다. 팬덤은 대상에 대한 정서적 유대감을 넘어, '너를 응원하니 나도 응원해달라'는 상호응원 문화를 만들어냅니다.


이는 단순한 일방적 숭배가 아닌, 서로의 존재를 필요로 하고 감동을 주고받는 상호작용입니다. 또한, 팬덤은 "나를 말하려면 네가 필요해"라는 말처럼 강력한 사회적 정체성을 부여합니다. 개인적 정체성이 흔들리는 시대에, 팬덤이라는 '마음의 집단'에 소속됨으로써 개인은 강력한 안정감과 정체성을 획득하게 되며, 이는 외로움을 완화하는 핵심 기제로 작용합니다.


Part 3. 일상에서 비일상으로의 점프


3부에서는 외로움을 길들이는 '의식(Ritual)'으로서의 소비를 다룹니다. 저자들은 《어린 왕자》를 인용하며, 여우가 길들여지기를 원했듯 인간도 외로움을 길들이는 자신만의 '일상의 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소비'는 가장 안전하고 확실하게 이 의식을 수행하는 도구입니다.


특히 '쇼핑'은 외로운 일상을 벗어나 '비일상'으로 점프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구원자입니다. 현대의 쇼핑 공간(코스트코, 백화점 등)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장소가 아닌 '쇼핑 테마파크'이자 '복합문화공간'으로 진화했습니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물건을 '보물 찾기'하듯 탐험하고, 축제와 같은 분위기를 경험하며 일상의 외로움을 잊는 비일상적 체험을 소비합니다.


Part 4. 슈퍼 심리학, 외로움을 토닥이다


4부는 현대 사회의 또 다른 거대한 소비 트렌드인 '심리학'을 다룹니다. 사람들은 서점의 심리학 코너에서 자신의 외로움에 의미를 부여하고, MBTI와 같은 심리 도구를 통해 자신의 외로움을 진단받고 타인과 공유하며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박사님, 심리학으로 풀어주세요"라는 대중의 요구는 심리학이 외로움을 토닥여주는 '슈퍼 심리학'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저자들은 '내 안의 4가지 자아 영역'(조해리의 창) 등을 인용하며,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고 수용하는 과정이 필요함을 설명합니다. 현대인들은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스스로 심리학 지식을 소비하고 적용하는 '상식심리학자'가 되어, 이야기의 공감을 통해 외로움을 적극적으로 케어하고 있습니다.


Part 5. 소비사회, 토탈 외로움 케어 시대를 꿈꾸다


5부는 외로움 케어가 식생활, 건강, 관계 등 삶의 전 영역으로 확장되는 '토탈 외로움 케어' 시대를 조명합니다. '혼밥'은 더 이상 '대충 때우는' 식사가 아니라, 델리 음식이나 소셜 다이닝을 통해 '나만의 보상'이 됩니다. 또한 건강한 삶을 위해 '저속노화'를 추구하는 등 건강 셀프케어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관계의 불안 역시 소비의 대상이 됩니다. "함께 할 사람을 거래"하는 데이팅 앱이나 취미 모임 앱이 활성화되고, AI 챗봇이나 반려동물(멍겔계수)과의 대화를 통해 정서적 결핍을 채웁니다. 이처럼 현대 사회는 외로움에서 파생되는 모든 문제를 케어하는 비즈니스를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Part 6. 자발적 외로움으로 진화하다


마지막 6부는 외로움의 역설을 다룹니다. 외로움이 항상 결핍이나 부정적인 감정인 것만은 아닙니다. 관계의 폭증이 오히려 '관계의 피로'로 이어지면서, 현대인들은 '나만의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려는 '자발적 외로움'을 욕구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쓸쓸함'과 '자유로움' 사이의 갈등에서 '자유로움'을 택한 것입니다. 이러한 욕구는 '혼자'와 '함께'의 균형을 맞추려는 소비로 이어집니다. 1인용 숙소, 명상 앱, 1인 좌석이 마련된 공간 등은 이러한 자발적 외로움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자신과 마주할 시간과 공간을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책은 이러한 외로움 비즈니스의 장기적 관점을 제시하며 마무리됩니다.

 

 

(용어)


• 팬덤(Fandom): 특정 인물이나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 또는 그 문화를 의미합니다. 이 책에서는 외로움을 해소하는 강력한 소속감과 정체성을 제공하는 소비 집단으로 분석됩니다.
• 사회적 정체성(Social Identity): 개인이 어떤 사회 집단에 소속되어 있다고 인식함으로써 갖게 되는 정체성입니다. (예: "나는 OO의 팬이다", "나는 OO대학 출신이다" 등) 개인적 정체성과 대비되며, 소속감을 통해 외로움을 완화합니다.
•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 마이어스와 브릭스가 칼 융의 심리 유형론을 바탕으로 개발한 성격 유형 검사 도구입니다. 이 책에서는 자신의 외로움을 진단하고 타인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심리학 소비'의 대표적 사례로 등장합니다.
• 상식심리학자(Common Sense Psychologist): 전문적인 심리학자가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심리학 지식을 활발히 소비하고 자신과 타인의 행동을 분석하려는 현대인을 의미합니다.
• 델리(Deli) 음식: 델리카트슨(Delicatessen)의 줄임말로, 조리된 육류나 치즈, 샐러드 등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준비된 고급 즉석식품을 의미합니다. '대충 때우는 혼밥'이 아닌 '나를 위한 보상'으로서의 혼밥 트렌드를 보여줍니다.
• 소셜 다이닝(Social Dining): SNS 등을 통해 모인 낯선 사람들이 함께 식사하며 교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1인 가구의 외로움을 해소하고 새로운 관계를 맺으려는 욕구가 반영된 현상입니다.
• 멍겔계수: 반려동물(멍멍이)에게 지출하는 비용이 가계의 소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합니다. 엥겔지수에서 파생된 용어로, 외로운 현대인이 반려동물과의 정서적 교감을 위해 기꺼이 소비함을 보여줍니다.
• 저속노화(Slow-aging): 안티에이징(Anti-aging)을 넘어, 노화의 속도를 늦추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려는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입니다. 외로움 케어의 일환으로 건강 셀프케어 소비가 증가함을 보여줍니다.
• 조해리의 창(Johari Window): '내 안의 4가지 자아 영역'으로 언급된 심리학 이론. '나도 알고 남도 아는 영역(공개 영역)', '나만 아는 영역(비밀 영역)', '남은 알지만 나는 모르는 영역(맹점 영역)', '나도 남도 모르는 영역(미지 영역)'으로 자아를 구분하며, 소통을 통해 공개 영역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외로움을 소비하는 사회 구조적 해석


이 책은 현대인의 '외로움'이라는 심리적 현상을 '소비사회'라는 사회경제학적 틀로 해석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특히 소비심리학과 사회심리학의 관점이 두드러집니다.


1. 외로움의 심리학적 재정의 (사회심리학):


o 책은 외로움을 단순히 '물리적 고립'이 아닌 '심리적 인식'의 문제로 정의합니다. 이는 사회심리학의 사회적 비교 이론(Social Comparison Theory)과 맞닿아 있습니다. 현대인은 타인(특히 SNS 속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다름'을 인식하고, 이로 인한 심리적 괴리감(소외)을 외로움으로 경험합니다.


o 또한 '같음의 발견으로 희석되는 다름의 외로움'이라는 구절은 사회 정체성 이론(Social Identity Theory)의 핵심을 보여줍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집단(예: 팬덤, 취향 공동체)과의 동질성을 확인함으로써 자존감을 높이고 외로움을 감소시킵니다.


2. 소비 행위의 심리적 기능 (소비심리학):


o 저자들은 소비를 '외로움의 동반자인 우울감을 해소하는 도구'로 봅니다. 이는 소비 행위가 부정적 감정을 완화하고 심리적 통제감을 회복시켜주는 기분 전환(Mood-Repair) 동기로 작용함을 의미합니다.


o 쇼핑 공간을 '비일상'과 '축제의 현장'으로 묘사한 것은, 소비가 단순한 물건 획득(도구적 가치)을 넘어, 즐거움과 탐험의 경험(쾌락적 가치)을 제공함으로써 외로움이라는 일상의 권태를 탈출하게 하는 심리적 도피처가 됨을 보여줍니다.


3. 심리학의 상품화 (문화심리학):


o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슈퍼 심리학, 외로움을 토닥이다'입니다. 여기서 심리학은 학문이 아닌 '소비 상품'으로 기능합니다.


o MBTI의 유행은, 자신의 복잡한 내면을 규정하고 싶은 욕구와 타인과 '다름'을 확인하고 '공감'받고 싶은 욕구가 결합된 현상입니다. MBTI는 외로움의 원인을 '나의 유형'으로 귀인시키고, 같은 유형의 사람들과 연결됨으로써 소속감을 느끼게 하는 심리적 상품입니다.
o '내 안의 4가지 자아 영역'은 조해리의 창(Johari Window) 이론을 의미하며, 이는 심리학 지식을 통해 '나를 드러내고 수용'하는 과정 자체가 외로움을 케어하는 '셀프케어 소비'가 되었음을 시사합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현대인의 심리적 결핍(외로움)이 어떻게 소비 시장의 강력한 동력이 되는지를 분석합니다. 외로움은 '문제'이고, 소비는 '해결책'이며, 심리학은 그 해결책을 정당화하고 가이드를 제공하는 '매뉴얼'로 작동하는 구조입니다.

 

 

외로움을 소비하는 사회 거미인간(호모 넥서스)


『외로움을 소비하는 사회』 가 묘사하는 현대인은 호모 넥서스의 정반대 지점에 있습니다. 이들은 '연결'이 단절되었기에 외로움을 느끼며, 이 단절을 극복하기 위해 '소비'라는 일방향적이고 선형적인 행위에 의존합니다.

1. 팬덤(Part 2)은 '유사 연결망'입니다. 호모 넥서스가 추구하는 연결이 상호적이고 수평적인 '의미의 그물'이라면, 팬덤은 '스타'라는 하나의 중심 노드를 향한 비대칭적 연결입니다. '상호응원'은 진정한 상호성이라기보다는, 동일한 대상을 소비함으로써 발생하는 정서적 공명에 가깝습니다. 이는 진정한 관계 맺기(Connecting)가 아닌, 관계를 '소비'(Consuming)하는 행위입니다.


2. 소비(Part 3)는 '연결의 환상'입니다. 호모 넥서스는 '감지'와 '흐름 읽기'를 통해 세계와 연결됩니다. 하지만 이 책의 소비자들은 쇼핑테마파크라는 인공적인 '비일상' 공간에서 자극을 '소비'함으로써 현실의 외로움(단절감)을 일시적으로 잊습니다. 이는 연결이 아니라 마취에 가깝습니다.


3. 심리학 상품화(Part 4)는 '연결의 매뉴얼화'입니다. MBTI는 호모 넥서스의 '다중 정체성과 맥락적 자아'를개의 고정된 '객체'로 환원시킵니다. 호모 넥서스가 타인의 미묘한 '진동'을 감지하려 한다면, MBTI 소비자는 타인을 '유형'으로 '판단'합니다. 이는 연결을 위한 노력을 건너뛰고, 타인을 쉽게 분류하고 예측하려는 선형적 사고의 발현입니다.
결론적으로, 호모 넥서스는 이 책이 제시하는 '소비'라는 해결책이 외로움의 근본 원인인 '진정한 연결의 부재'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비판할 것입니다. 외로움은 소비로 '케어'하는 것이 아니라, 호모 넥서스처럼 타인, 사회, 자연과 진정한 '의미의 그물'을 직조하는 실천을 통해서만 극복될 수 있습니다.

 

 

외로움을 소비하는 사회비평

 

『외로움을 소비하는 사회』 는 현대인의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어떻게 소비 트렌드와 비즈니스로 이어지는지 현상학적으로 매우 날카롭고 시의적절하게 포착해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의 근본적인 관점, 즉 '외로움을 소비로 해결한다'는 전제는 몇 가지 심각한 비판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비판 1: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다 (소비는 해결책이 아닌 원인일 수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맹점은 외로움을 '문제'로, 소비를 '해결책'으로 규정하는 선형적 시각입니다. 그러나 수많은 사회학자(특히 에바 일루즈 등)는 정반대의 진단을 내립니다. 즉, 현대인의 외로움과 정서적 결핍의 근본 원인 자체가 바로 '소비 자본주의'라는 것입니다.


• 근거: 소비 자본주의는 모든 인간관계를 효율성, 계산 가능성, 자기 이익의 논리로 재편합니다. 사랑, 우정, 공동체와 같은 비물질적 가치마저 '소비 상품'처럼 취급하게 만듭니다. 사람들은 타인을 진정한 '연결'의 대상이 아닌, 나의 만족과 행복을 위한 '수단'이나 '상품'으로 여기기 쉽습니다.
• 결과: 이러한 사회에서 진정한 상호성과 예측 불가능한 관계 맺기(호모 넥서스의 특징)는 실패하기 쉽고, 개인은 원자화되며 고립됩니다.
• 비판: 따라서 이 책이 제시하는 '소비'라는 해결책은, 사실상 병을 일으킨 '병원균'을 '치료제'라고 처방하는 것과 같습니다. 팬덤, 쇼핑, MBTI 소비는 외로움을 잠시 잊게 하는 '진통제'일 뿐이며, 장기적으로는 인간관계를 더욱 상품화하고 소외를 심화시켜 외로움을 만성화시킬 위험이 큽니다.


비판 2: 사회 구조적 문제를 개인의 '셀프케어' 문제로 환원하다


이 책은 외로움을 개인이 겪는 정서적 문제로 접근하며, 팬덤 활동, 쇼핑, 심리 상담, 건강 관리 등 철저히 개인적인 '소비'와 '셀프케어'의 영역에서 해결책을 찾습니다.


• 근거: 하지만 정치철학자 김만권《외로움의 습격》이나 경제학자들이 지적하듯, 현대 사회의 외로움은 개인의 심리 문제가 아니라 불평등, 빈곤, 극단적 능력주의, 공동체 해체라는 사회 구조적 문제의 결과입니다.
• 결과: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외로움을 '소비'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며, 이는 '가난할수록 더 외로운' 악순환을 만듭니다. 또한 '성과사회'(한병철, 《피로사회》)는 개인을 끊임없이 자기 착취로 내몰아 타인과 연결될 시간을 박탈합니다.
• 비판: 이 책은 이러한 거시적이고 구조적인 원인을 외면한 채, 외로움 극복의 책임을 전적으로 개인의 '현명한 소비'로 돌립니다. 이는 사회 시스템의 모순을 은폐하고, 외로움마저 '자기계발'의 영역으로 포섭하여 개인을 이중으로 압박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비판 3: '외로움 비즈니스'를 정당화하는 논리로 기능할 위험성


저자들은 서문과 결론에서 이 책이 "비즈니스 힌트"를 제공하기를 바란다고 명시합니다. 이는 이 책의 분석이 학술적 진단에 그치지 않고, 자본에게 '인간의 결핍을 상품화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실용서의 성격을 띠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근거: "토탈 외로움 케어 시대", "장기적 관점의 외로움 비즈니스"(Short Last Part) 등의 목차는 외로움을 '극복'의 대상이 아닌 '지속가능한 시장'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냅니다.
• 비판: 이 책의 논리를 따르자면, 기업들은 외로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보다, 사람들이 계속 외로움을 느끼고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지갑을 여는 '외로움 관리 상품'을 만드는 데 집중할 것입니다. 이는 사회 전체의 외로움 총량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외로움을 동력으로 하는 새로운 자본주의 시장을 창출하고 정당화하는 논리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함께 읽어야 할 책

. 《피로사회》 (한병철 저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 이 책이 '외로움'을 다룬다면, 한병철은 '피로'와 '우울'을 다룹니다. 그는 현대 성과사회가 타인에 의한 착취가 아닌 '자기 착취'의 사회이며, 이로 인해 개인이 소진되고 우울증에 빠진다고 진단합니다. '외로움을 소비하는 사회'가 제시하는 '셀프케어'나 '팬덤 몰입'은 한병철의 관점에서 보면, 성과사회에서 소진된 자아를 잠시 회복시켜 다시 성과 경쟁에 뛰어들게 하는 또 다른 형태의 '자기 착취'일 수 있습니다.

. 《사랑은 왜 아픈가》 (에바 일루즈 저 | 돌베개 | 2013년) : 사회학자인 에바 일루즈는 현대인의 사랑과 감정이 어떻게 '소비 자본주의'의 논리에 의해 구성되고 실패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이 책은 《외로움을 소비하는 사회》의 전제(소비가 외로움을 해결한다)를 정면으로 반박합니다. 오히려 사랑과 관계마저 '소비'의 대상으로 전락했기 때문에 우리가 근본적으로 외롭고 아픈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 《외로움의 습격》 (김만권 저 | 혜다 | 2023년) : 이 책과 동일하게 '외로움'을 정면으로 다루지만, 정반대의 결론을 내립니다. 정치철학자인 저자는 외로움이 개인의 심리 문제가 아니라, 빈곤, 불평등, 능력주의, 디지털 기술이 야기하는 '사회 구조적 문제'라고 진단합니다. 따라서 외로움은 '소비'와 같은 개인적 차원에서 해결될 수 없으며, 공동체와 사회, 국가적 차원의 '연결' 회복을 통해서만 극복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 《소비의 심리학》 (로버트 B. 세틀, 패멀라 L. 알렉 저 | 세종서적 | 2021년) : 이 책은 비판 서적이 아닌 보완 서적입니다. 《외로움을 소비하는 사회》가 '외로움 비즈니스 힌트'를 제공한다면, 이 책은 그 힌트를 실행하는 고전적인 마케팅 교과서입니다. 소비자의 심리 코드를 읽는 15가지 키워드를 통해 기업이 어떻게 소비자의 무의식적 욕구(이 책의 경우 '외로움')를 자극하고 구매로 연결하는지 그 전략을 상세히 보여줍니다. 두 책을 함께 읽으면 현상을 분석하는 시각과 그 현상을 이용하는 시각을 동시에 얻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