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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해석과 이해(구조와 에세이)/책 해석과 이해(철학,사상)

[촘스키와 푸코, 인간본성을 말하다] 정의, 권력, 그리고 진리의 위대한 격돌! 20세기 지성사의 가장 중요한 논쟁!

by 유미 와 비안 2025. 10. 10.

20세기 최고의 사상가 '촘스키와 푸코'의 역사적인 토론. 『촘스키와 푸코, 인간본성을 말하다

'인간 본성'과 '정의'를 둘러싼 두 거인의 대립을 통해, 현대 사상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들을 탐색한다.

 

'촘스키와 푸코' , 인간본성을 말하다: 정의, 권력, 그리고 진리의 위대한 격돌
"인간의 본성이란 존재하는가? 그렇다면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1971년 네덜란드의 한 TV 스튜디오에서, 20세기 사상계의 두 거인, 미국의 언어학자이자 급진적 정치운동가인 노엄 촘스키와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역사가인 미셸 푸코가 마주 앉았습니다. 그들의 역사적인 토론을 담은 이 책 『촘스키와 푸코, 인간본성을 말하다』는 단순히 두 학자의 지적 대결을 넘어, 서구 사상의 가장 근본적인 두 개의 세계관이 충돌하는 현장입니다. 촘스키가 인간에게 내재된 보편적인 '인간 본성'과 '정의'의 이상을 옹호한다면, 푸코는 그 모든 것이 '권력'에 의해 만들어진 역사적 허구일 뿐이라고 응수합니다. 이 책은 '인간이란 무엇인가', '진리란 무엇인가'라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우리가 결코 화해할 수 없는 두 개의 다른 답변을 듣게 되는, 가장 도발적이고도 중요한 지적 탐험입니다.

 

촘스키와 푸코 - 인간본성을 말하다

 

『 촘스키와 푸코, 인간본성을 말하다 』

이 책은 두 사상가의 핵심적인 토론(1장)과, 각자의 사상을 더 깊이 보여주는 개별 강연 및 에세이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1장 인간의 본성―정의와 권력: 

이 책의 심장이자, 전설적인 TV 토론의 기록입니다. 토론은 크게 두 가지 주제로 나뉩니다.

 

1. 인간의 본성:
- 촘스키의 주장: 그는 인간에게는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선천적이고 생물학적인 '인간 본성'¹이 존재한다고 주장합니다. 그 가장 강력한 증거가 바로 언어 능력입니다. 아이들이 불완전한 정보만으로도 복잡한 문법을 창조해 내는 것은, 뇌 속에 보편적인 생성문법²이 내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인간에게는 창의성을 가능하게 하는 '내재적 틀'이 있으며, 이것이 바로 인간 해방의 근거가 됩니다.


- 푸코의 반론: 푸코는 '인간 본성'이라는 개념 자체를 의심합니다. 그에게 '인간 본성'은 보편적인 실체가 아니라, 특정 시대의 '권력/지식' 체계가 만들어낸 역사적 발명품일 뿐입니다. 17세기에는 '이성'이 인간의 본성이었고, 19세기에는 '생물학적 생명'이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그는 진실을 탐구하기보다, 각 시대가 어떻게 자신만의 '진리의 체제'를 구축하고 무엇을 '인간 본성'이라고 규정해 왔는지 그 역사(계보학)를 추적하는 데 더 관심을 갖습니다.


2. 정의와 권력:

- 촘스키의 주장: 그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추구해야 할 보편적인 '정의'의 이상이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현재의 사회가 불의하다면, 우리는 더 정의로운 사회를 상상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혁명에 나서야 합니다. 그의 정치적 목표는 국가와 자본의 억압으로부터 개인의 창의성을 해방시키는 것입니다.


- 푸코의 반론: 푸코에게 '정의'는 허구적인 개념입니다. '정의'라는 개념 자체가 특정 계급(부르주아)이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낸 장치에 불과합니다. 프롤레타리아가 권력을 잡기 위해 '정의'의 이름으로 투쟁한다면, 그것은 더 보편적인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부르주아의 권력 장치를 탈취하여 자신들의 권력을 행사하는 것일 뿐입니다. 그는 '정의로운 사회'를 꿈꾸기보다, 우리 사회 곳곳에 스며있는 미시적인 권력의 작동 방식을 분석하고 폭로하는 데 집중합니다.


• 2장~6장 각자의 목소리: 토론 이후의 글들은 두 사상가의 핵심 주장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촘스키는 국가 권력에 대한 비판과 자신의 아나코생디칼리슴³ 정치사상을 펼치고(2장), 언어철학의 쟁점들을 정리합니다(3장). 푸코는 '진리'가 어떻게 권력과 분리될 수 없는지(4장), 근대 국가가 어떻게 개인을 통치하는 기술('통치성')을 발전시켜 왔는지(5장), 그리고 '인권'이 이러한 국가 권력에 저항하는 실천적 도구가 될 수 있는지(6장) 탐색하며 자신의 사상을 심화시킵니다.

 

 

주석 (용어 해설)


¹ 인간 본성(Human Nature): 촘스키에게는 인간 종에게 보편적이고 선천적으로 주어진, 창의성과 같은 생물학적 특성. 푸코에게는 특정 시대의 권력/지식 체계가 만들어낸 역사적 구성물.
² 생성문법(Generative Grammar): 촘스키 언어학의 핵심. 인간의 뇌 속에는 유한한 규칙으로 무한한 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는 선천적인 문법 체계가 내장되어 있다는 이론.
³ 아나코생디칼리슴(Anarcho-syndicalism): 촘스키가 지지하는 정치사상. 국가와 자본주의를 모두 거부하고,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조합(생디카)을 통해 생산수단을 직접 통제하고 자율적으로 연합하는 사회를 지향하는 아나키즘의 한 분파.
⁴ 권력/지식(Power/Knowledge, le pouvoir-savoir): 푸코의 핵심 개념. 권력은 지식을 낳고, 지식은 다시 권력을 강화한다는 의미. 즉, 진리나 지식은 결코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중립적인 것이 아니며, 특정 권력관계 속에서만 생산되고 작동한다.

 

 

『 촘스키와 푸코, 인간본성을 말하다 』구조적 해석


• 철학(인식론/정치철학)적 관점: 

이 토론은 서구 철학의 두 가지 거대한 흐름, 즉 보편주의/합리주의(촘스키)역사주의/상대주의(푸코)의 정면충돌입니다. 촘스키는 데카르트와 칸트의 계보를 잇는 계몽주의의 후예로서, 인간에게 내재된 보편적 이성과 진리의 가능성을 믿습니다. 반면, 푸코는 니체와 하이데거의 계보를 잇는 후기구조주의자로서, 모든 진리와 이성이 특정 시대의 권력관계가 낳은 산물이라고 봅니다. 이는 '진리란 무엇인가(인식론)'와 '정의로운 사회란 무엇인가(정치철학)'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시각차입니다.


• 언어학 및 인지과학적 관점: 

촘스키의 주장 인지 혁명의 핵심을 보여줍니다. 그는 언어를 인간의 선천적인 인지 능력의 산물로 보며, 뇌의 생물학적 구조를 통해 인간의 보편적 특성을 탐구하려 합니다. 반면, 푸코의 접근 방식담론 분석(discourse analysis)에 가깝습니다. 그에게 언어는 뇌의 구조가 아니라, 사회적 권력이 개인을 '주체'로 만들어내고 통제하는 '담론'의 장입니다. '광인'이나 '동성애자'라는 개념은 언어(담론)를 통해 창조되고 통제됩니다.


• 역사학적 관점: 

두 사람의 역사관은 극명하게 대립합니다. 촘스키에게 역사는 '정의'와 '해방'이라는 보편적 이상을 향해 나아가는 진보의 투쟁사입니다. 반면, 푸코에게 역사는 진보가 아니라, 서로 다른 '권력의 배치'가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불연속적인 단층의 역사입니다. 그는 영웅이나 이념이 아닌, 병원, 감옥, 학교와 같은 평범한 제도 속에서 권력이 어떻게 작동해왔는지 그 '계보학'을 추적합니다.


• 심리학적 관점: 

촘스키의 인간 본성론은 진화심리학이나 생물학적 결정론과 친화성을 가집니다. 인간의 심리적 기제가 유전과 진화의 산물이라는 시각입니다. 반면, 푸코의 사상은 사회구성주의 심리학이나 비판 심리학과 맥을 같이합니다. '정상성'이나 '정신질환'과 같은 심리학의 기본 개념들조차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특정 시대의 권력이 만들어낸 사회적 구성물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 촘스키와 푸코, 인간본성을 말하다 』거미인간(호모 넥서스)


『촘스키와 푸코, 인간본성을 말하다』는 '거미인간(호모 넥서스)'에게, 우리가 딛고 있는 그물(사회/지식)의 본질에 대한 두 개의 근본적으로 다른 해석을 제시합니다. 촘스키는 모든 거미에게는 종의 진화 과정에서 새겨진, 보편적이고 선천적인 '그물 잣는 본능'(인간 본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맺는 모든 '연결'(언어, 창의성)은 바로 이 내재된 설계도에서 비롯됩니다. 따라서 우리의 과제는, 외부의 억압(국가, 자본)을 걷어내고 이 본능을 자유롭게 펼쳐, 가장 이상적이고 '정의로운' 그물을 짜는 것입니다.
반면, 푸코는 그 '그물 잣는 본능'이라는 것 자체가 허구라고 말합니다. 리가 그물을 짜는 방식은, 우리가 속한 시대의 보이지 않는 '권력의 그물'에 의해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진리'나 '정의'는 그저 그 시대의 지배적인 그물이 스스로를 정당화하기 위해 내세우는 이름일 뿐입니다. 푸코의 과제는 이상적인 그물을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를 얽매고 있는 이 권력의 그물이 '어떻게' 짜여졌는지 그 숨겨진 매듭과 연결들을 폭로하는 것입니다.

 

 

『 촘스키와 푸코, 인간본성을 말하다 』비판과 논쟁

이 역사적인 토론은 두 사상가의 위대함과 동시에 각자의 명백한 한계를 드러냅니다.


• 촘스키에 대한 비판:

o 비역사성과 추상성: 푸코가 지적하듯이, 촘스키의 '인간 본성'이나 '정의' 개념은 구체적인 역사적, 사회적 맥락이 제거된 지나치게 추상적인 개념입니다. 이는 서구의 합리주의적 개인이라는 특정 인간상을 보편적인 것으로 일반화하는 지적 제국주의로 비칠 수 있습니다.
o 과학적 주장의 한계: 그가 인간 본성의 증거로 제시하는 '생성문법' 이론은 언어학계 내에서도 수많은 도전을 받고 있으며, 그것이 뇌의 특정 유전자나 구조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주장은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 푸코에 대한 비판:

o 상대주의와 허무주의: 푸코의 이론에 대한 가장 강력한 비판은, 모든 진리와 정의를 권력의 효과로 환원시킴으로써 극단적인 상대주의와 허무주의에 빠질 위험이 크다는 것입니다. 만약 '정의'라는 이상 자체가 허구라면, 우리는 어떤 근거로 억압적인 권력에 저항할 수 있는가? 그의 이론은 저항의 규범적 토대를 해체해 버린다는 비판입니다.
o '권력' 개념의 모호성: 그는 '권력'이 모든 곳에 존재한다고 말하지만, 그 권력의 주체가 누구이며,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설명합니다. 이로 인해 그의 권력 분석이 현실의 구체적인 정치, 경제적 억압 구조(자본주의, 가부장제 등)를 은폐하고, 모든 것을 추상적인 '권력' 탓으로 돌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비판입니다.

 

 

함께 읽어야 할 책

『왜 우리만이 언어를 사용하는가』 (노엄 촘스키, 로버트 버윅 저, 김성우 옮김, 한울아카데미, 2018) 이 토론에서 촘스키가 주장한 '인간 본성'과 언어 능력의 관계에 대한 그의 최신 이론을 담고 있습니다. 언어가 '병합(Merge)'이라는 단 한 번의 혁명으로 탄생했다는 주장을 통해 그의 사상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감시와 처벌』 (미셸 푸코 저, 오생근 옮김, 나남, 2011) 푸코가 말하는 '권력'이 어떻게 근대 사회의 병원, 학교, 그리고 감옥과 같은 제도를 통해 우리의 신체와 정신을 규율하고 통제하는지 그 미시적인 작동 방식을 가장 생생하게 분석한 그의 대표작입니다.

『정의론』 (존 롤스 저, 황경식 옮김, 이학사, 2003) 촘스키와 마찬가지로, 보편적인 '정의'의 원리가 가능하다고 믿었던 20세기 최고의 정치철학자 롤스의 대표작입니다. 푸코의 비판 앞에서 롤스의 정의론이 어떻게 옹호될 수 있는지, 혹은 어떤 한계를 갖는지 비교하며 읽으면 현대 정치철학의 핵심을 꿰뚫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