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해석과 이해(구조와 에세이)/책 해석과 이해(철학,사상)

[천 개의 고원] '질 들뢰즈', '펠릭스 가타리'- '리좀'- 뿌리 뽑힌 세상에서 '새로운 연결'과 '생성'의 혁명

유미 와 비안 2025. 7. 13. 16:14

'질 들뢰즈', '팰릭스 가타리'의 『천 개의 고원』- '리좀' 개념으로 비선형적 연결과 '탈영토화', '생성'의 혁명. '기관 없는 신체', '전쟁 기계' 등 파격적 사유로 기존 질서를 해체하고 새로운 삶을 모색하는 철학 필독서!

 

"세상은 과연 하나의 거대한 나무처럼 뿌리 깊은 질서로 이루어져 있을까? 아니면 예측 불가능하게 얽히고설킨 '버섯 균사체'와 같을까?" 우리는 흔히 세상을 위계적이고 선형적인 구조로 이해하려 합니다. 지식은 뿌리에서 가지로 뻗어나가고, 사회는 피라미드처럼 조직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나무' 같은 사고방식은 복잡하고 유동적인 현대 세계를 설명하는 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이 혼돈 속에서 어떻게 '새로운 연결'을 만들고, '생성'의 힘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직조'할 수 있을까요?

천개의 고원 / 질들뢰즈 외 - 자본주의 분열분석


20세기 프랑스 철학의 거장이자 포스트구조주의의 선구자인 질 들뢰즈(Gilles Deleuze, 1925~1995)와 정신분석학자 펠릭스 가타리(Félix Guattari, 1930~1992)가 함께 쓴 기념비적인 저작 『천 개의 고원: 자본주의와 분열분석 2』(김재인 옮김, 새물결, 2003)는 바로 이 질문에 대한 가장 파격적이고 혁명적인 답변을 제시합니다. 이 책은 '안티 오이디푸스'의 후속작으로, '리좀(Rhizome)'이라는 개념을 통해 비선형적이고 비위계적인 연결망을 제시하고, '탈영토화(Deterritorialization)'와 '재영토화(Reterritorialization)'라는 끊임없는 운동 속에서 '생성(Becoming)'의 혁명을 꿈꿉니다. 

 

천개의 고원 / 질 들뢰즈 외 - 새로운 연결과 생성의 혁명

 

『천 개의 고원』

 

'천 개의 고원'은 질 들뢰즈와 펠릭스 가타리가 '안티 오이디푸스'에서 시작된 '자본주의와 분열분석' 시리즈의 두 번째 권으로, '리좀(Rhizome)'이라는 핵심 개념을 통해 비선형적이고 비위계적인 사고방식과 존재론을 제시하고, '탈영토화'와 '재영토화'의 끊임없는 운동 속에서 '생성(Becoming)'의 혁명적 잠재력을 탐구한 책입니다. 이 책은 기존의 '나무(Arborescent)' 모델, 즉 뿌리 깊은 위계적이고 선형적인 사고방식을 비판하고, 모든 것이 연결되고 변화하며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평평한' 세계를 그립니다.

천개의 고원 / 질 들뢰즈 외 - 리좀


1. 리좀(Rhizome) 대 나무(Arborescent): 들뢰즈와 가타리는 서양 사유가 오랫동안 '나무' 모델에 갇혀 있었다고 비판합니다. '나무'는 뿌리, 줄기, 가지처럼 위계적이고 선형적이며, 중심과 시작점을 가집니다. 이는 지식, 권력, 사회 조직 등을 이해하는 지배적인 방식이었습니다.
이에 맞서 그들은 '리좀'을 제시합니다. 리좀은 땅속 줄기처럼 뿌리도 가지도 없이 옆으로 뻗어나가며, 어떤 지점에서든 시작하고 끝날 수 있으며, 끊임없이 새로운 연결을 만들고 단절될 수 있습니다. 리좀은 비위계적이고, 비선형적이며, 다중적이고, 언제나 '중간'에 있습니다.
"나무는 시작과 끝이 있고, 위계가 있으며, 하나의 중심을 가진다. 그러나 리좀은 시작도 끝도 없으며, 어떤 지점에서든 연결되고 단절될 수 있다. 리좀은 언제나 '중간'에 있다.


2. 탈영토화(Deterritorialization)와 재영토화(Reterritorialization): 세상의 모든 것은 끊임없이 '탈영토화'되고 '재영토화'되는 운동 속에 있습니다. '탈영토화'는 기존의 경계, 질서, 의미, 정체성 등이 해체되고 유동화되는 과정입니다. '재영토화'는 이러한 해체된 요소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재구성되거나, 새로운 경계와 질서가 형성되는 과정입니다. 이 둘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세상을 변화시킵니다.
"모든 것은 끊임없이 탈영토화되고 재영토화된다. 이는 세상의 모든 흐름과 변화를 설명하는 근본적인 운동이다."


3. 생성(Becoming): 들뢰즈와 가타리에게 '존재(Being)'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만들어지는 '생성(Becoming)'의 과정입니다. '생성'은 특정 상태로의 변화가 아니라, '되기' 그 자체의 운동이며, 이는 리좀적 사고와 탈영토화의 과정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4. 기관 없는 신체(Body without Organs, BwO): '안티 오이디푸스'에서 제시된 개념으로, 고정된 조직이나 위계 없이 욕망의 무한한 잠재성과 흐름이 펼쳐지는 장을 의미합니다. 이는 리좀적 사고와 연결되어, 모든 고정된 구조를 거부하고 끊임없이 생성하는 잠재성을 상징합니다.


5. 전쟁 기계(War Machine)와 유목론(Nomadology): '전쟁 기계'는 국가와 같은 중앙 집중적이고 위계적인 조직(국가 장치)에 대항하여, 유목민처럼 끊임없이 이동하고 새로운 연결을 만들며 저항하는 비정형적인 힘을 의미합니다. '유목론'은 이러한 '전쟁 기계'의 사고방식과 운동 방식을 탐구합니다.


6. 천 개의 고원: 책의 제목인 '천 개의 고원'은 각각의 장(chapter)이 독립적이면서도 서로 연결되어 리좀처럼 뻗어나가는 책의 구조를 의미합니다. 이는 독자들이 책의 내용을 선형적으로 읽기보다, 원하는 곳에서 시작하고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며 자신만의 '고원'을 탐험하도록 초대합니다.


'천 개의 고원'은 철학, 정신분석학, 사회학, 정치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20세기 후반 사유의 지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가장 도전적이고 영향력 있는 저작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천개의 고원 / 질 들뢰즈 외 - 탈영토화, 재영토화

『천 개의 고원』 구조적 해석


'천 개의 고원'은 철학(특히 포스트구조주의), 정신분석학, 사회학, 정치학, 예술 이론, 지리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의 통찰을 통합하여 존재, 욕망, 권력, 사회, 지식의 관계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깊은 통찰을 제공합니다.


철학적 관점 (포스트구조주의/존재론): 리좀과 생성의 존재론


이 책의 가장 근본적인 학문적 기반은 철학, 특히 포스트구조주의와 존재론입니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나무' 모델로 대표되는 서양 철학의 위계적, 선형적, 이분법적 사유를 비판하고, '리좀(Rhizome)'이라는 비위계적이고 비선형적인 연결망 개념을 통해 새로운 존재론을 제시합니다. 모든 것이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만들어지는 '생성(Becoming)'의 과정이며, '기관 없는 신체(Body without Organs)'는 이러한 생성의 무한한 잠재성이 펼쳐지는 장이라고 주장합니다.


"리좀은 시작도 끝도 없으며, 어떤 지점에서든 연결되고 단절될 수 있다. 그것은 끊임없이 생성하고 변화하는 존재의 본질을 보여준다."- 존재의 본질을 고정된 실체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생성의 과정으로 재정의하고, 새로운 철학적 사유의 지평을 엽니다.


정신분석학적 관점: 분열분석의 확장


이 책은 '안티 오이디푸스'에서 시작된 '분열분석(Schizoanalysis)'을 더욱 확장하고 심화합니다.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들뢰즈와 가타리무의식을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는 가족적 틀에 가두는 것을 거부하고, 무의식을 사회적 생산의 장으로 이해합니다. 분열분석은 욕망의 흐름이 사회 전체에 걸쳐 어떻게 코드화되고 탈코드화되는지 분석하며, 욕망의 해방을 통해 혁명적 잠재력을 모색합니다. '기관 없는 신체'는 욕망의 무한한 생산력이 발현되는 장으로서 정신분열증적 상태를 긍정적으로 재해석합니다.


"분열분석은 욕망을 사회적 생산의 장에서 이해한다. 그것은 욕망의 흐름이 어떻게 코드화되고 탈코드화되며,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내는지를 탐구한다." - 정신분석학의 전통에 대한 근본적인 비판과 새로운 대안을 제시합니다.


사회학적/정치학적 관점: 탈영토화, 재영토화, 전쟁 기계


들뢰즈와 가타리는 사회학적, 정치학적 관점에서 사회와 권력의 작동 방식을 분석합니다. 그들은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현상들이 끊임없이 '탈영토화(Deterritorialization)'되고(기존의 경계와 질서 해체), 동시에 새로운 방식으로 '재영토화(Reterritorialization)'되는(새로운 경계와 질서 구축) 운동 속에 있다고 주장합니다. '전쟁 기계(War Machine)' 개념은 국가와 같은 중앙 집중적이고 위계적인 조직에 대항하여, 유목민처럼 끊임없이 이동하고 새로운 연결을 만들며 저항하는 비정형적인 힘을 의미하며, 이는 새로운 형태의 사회 운동과 정치적 저항의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국가 장치는 영토를 고정시키고 질서를 강요하려 하지만, 전쟁 기계는 끊임없이 탈영토화하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낸다. 이는 저항과 혁명의 잠재력이다." - 사회 변동, 권력 관계, 그리고 저항의 메커니즘을 사회학적, 정치학적으로 조명합니다.


예술/문학 이론적 관점: 창조적 생성과 리좀적 글쓰기


이 책은 예술 및 문학 이론적 관점에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집니다. '리좀'과 '생성' 개념은 예술적 창조 행위를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하게 합니다. 예술은 기존의 재현적 틀을 깨고, 욕망의 무한한 흐름을 포착하며, 새로운 의미와 형태를 생산하는 과정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또한, '천 개의 고원' 자체의 비선형적이고 고원(plateau)들로 이루어진 구조는 '리좀적 글쓰기'의 한 예시로서, 독자들이 선형적인 독서 방식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사유하도록 초대합니다.


"예술은 리좀과 같다. 그것은 고정된 형태나 의미를 가지지 않으며, 끊임없이 새로운 연결을 만들고, 새로운 흐름을 생산하며, 새로운 생성을 촉발한다." - 예술의 창조적 본질과 그 혁명적 잠재력을 조명합니다.

천개의 고원 / 질 들뢰즈 외 -새로운 연결, 새로운 생성 천개의 고원

 

『천 개의 고원』 거미인간(호모 넥서스)


질 들뢰즈와 펠릭스 가타리의 '천 개의 고원'은 '거미인간(호모 넥서스)' 이 제시하는 현대인의 모습과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비선형적 직조'의 방법을 제시합니다. '천 개의 고원'은 '거미인간'이 '나무'와 같은 '직선'적 사고에서 벗어나, '리좀의 실', '생성의 실'들을 엮어 '새로운 의미의 그물'을 '직조'하고 '확장'하는 데 필수적인 철학적 기반을 제공합니다.


'직선'적 나무 사고를 넘어선 '그물' 같은 리좀적 직조


들뢰즈와 가타리는 '나무'와 같은 '직선'적이고 위계적인 사고방식이 현대의 복잡하고 유동적인 세계를 이해하는 데 한계를 가진다고 진단합니다. 그러나 '거미인간'은 이러한 '직선'적 사고에서 벗어나, '리좀'처럼 '뿌리도 가지도 없이' 자유롭게 뻗어나가며 '새로운 연결의 실'들을 엮어 '비선형적 의미의 그물'을 '직조'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정해진 경로'라는 '직선'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다중적이고 유동적인 흐름'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짜는 '거미인간'적 주체성을 보여줍니다. '거미인간'은 자신이 바로 이 '리좀적 그물'의 일부이자, 그 '그물'을 끊임없이 '재직조'하는 존재입니다.


'감각의 흔들림'과 '생성의 떨림' 감지


'천 개의 고원'은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이던 '고정된 정체성'과 '질서'가 사실은 '끊임없는 생성'과 '탈영토화'라는 '낯선' '감각의 흔들림'을 동반한다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예측 불가능한 변화', '정체성의 해체', '새로운 흐름의 출현'이라는 '떨림'을 회피하지 않고 '감각'하며, '생성의 혁명적 울림'을 직시할 때, 우리는 '새로운 사고의 실'을 짜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거미인간'은 '세상의 진동'을 민감하게 '감각'하고, 그 속에서 '혁명적 의미의 그물'을 갱신하는 존재여야 합니다.


미래를 '직조'하는 '거미인간'의 유목적 지혜


'천 개의 고원'은 '거미인간'이 '더 나은 미래'를 '직조'하는 데 필요한 '유목적 지혜'를 제공합니다. '고정된 체계'와 '위계적 질서'라는 '직선'적인 길은 '억압'과 '정체'라는 '결'을 낳습니다. 대신 '거미인간'은 '탈영토화', '비선형적 연결', '생성'이라는 '실'들을 엮어 '자유롭고 창조적인 삶의 그물'을 '직조'함으로써 '더 나은 미래'라는 '결'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나는 지금 어떤 의미의 그물을 짜고 있는가? 그 실은 누구와 연결되어 있는가?'라는 '거미인간'의 질문에 대한 답은, '천 개의 고원'의 '리좀적 사유'를 통해 '새로운 의미의 그물'을 짜는 데 달려 있음을 이 책은 강력하게 일깨웁니다.

 

함께 읽어야 할 책


• 『안티 오이디푸스: 자본주의와 분열분석』 (질 들뢰즈, 펠릭스 가타리 저, 김재인 옮김, 민음사, 2014) 『천 개의 고원』의 전작이자 '자본주의와 분열분석' 시리즈의 첫 번째 권입니다. 욕망을 '생산'의 힘으로 재해석하고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을 비판하는 핵심 개념들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 『감시와 처벌: 감옥의 탄생』 (미셸 푸코 저, 오생근 옮김, 나남, 2020) 들뢰즈와 가타리가 영향을 받은 푸코의 대표작으로, 근대 사회의 '규율 권력'과 '감시' 메커니즘을 분석합니다. '전쟁 기계'가 대항하는 '국가 장치'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복잡계 개론』 (채승병 저, 삼성경제연구소, 2005) 수많은 요소들이 상호작용하며 예측 불가능한 패턴과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는 '복잡계' 현상을 설명합니다. '리좀'과 같이 비선형적이고 비위계적인 시스템을 이해하는 데 이론적 기반을 제공합니다.

• 『링크: 21세기를 지배하는 네트워크 과학』 (앨버트-라슬로 바라바시 저, 강병남 옮김, 동아시아, 2002) 세상의 대부분의 연결망이 '척도 없는 네트워크'라는 특정 구조를 가지며, 소수의 '허브'가 네트워크 전체를 지배한다는 통찰을 제시합니다. '리좀'의 비위계적 연결망 개념을 과학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데 좋습니다.

• 『액체 근대』 (지그문트 바우만 저, 이정우 옮김, 강, 2009) 현대 사회의 모든 것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유동하며, 안정성이 사라지는 '액체 근대' 개념을 제시합니다. '리좀'의 유동성과 '탈영토화'의 개념을 사회학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데 연결하여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 『지혜의 심리학』 (김경일 저, 진성북스, 2023) '지식'과 '지혜'의 차이를 다루며, 복잡한 세상에서 현명한 판단을 내리는 '지혜'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리좀'과 같은 비선형적 사고를 통해 '지혜로운' 방식으로 삶에 적용하는 데 연결하여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 『떨림과 울림』 (김상욱 저, 동아시아, 2018) 물리학의 '진동'과 '공명'이라는 개념을 통해 세상의 모든 연결고리와 상호작용을 탐구합니다. '리좀'이 보여주는 '생성적 떨림'과 '새로운 연결의 울림'이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키는지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데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