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해석과 이해(구조와 에세이)/책 해석과 이해(철학,사상)

'묵자'의 지혜, 지금 한국 사회에 필요한 '묵가' 정신

by 유미 와 비안 2025. 5. 9.

묵자의 철학은 전쟁과 갈등의 시대를 넘어...

오늘날 한국 사회의 정치, 경제, 심리, 문화적 위기에도 깊은 통찰을 준다. 

'묵자' 싸우지 않고 이기는 기술을 통해 우리가 놓친 '실용의 철학'을 되짚어 보겠습니다.

 

"묵자는 크고 작은 전쟁을 막기 위해 그의 뒷 꿈치가 다 달아 없어질 때까지 그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당시 묵가 와 대립 관계의 맹자 역시 이런 묵자를 높이 평가 하였다 .

'묵자' 싸우지 않고 이기는 기술(친위 지음, 이영화•송철규 옮김)

 

묵자-싸우지않고 이기는 기술, 지금 한국 사회에 필요한 '묵가'정신

 

 

1. 공자에게 반기를 들었던 사상가, '묵자'


동양 고대 철학자 하면 대부분 공자나 노자를 떠올리지만, ‘묵자’는 그 누구보다도 급진적이고 실천적인 사상가였습니다. 그는 전쟁을 반대했고, 신분과 혈통이 아닌 능력과 실리를 중시했으며, ‘가난한 백성을 위한 철학’을 펼쳤습니다. 그의 사상은 유가 중심 질서에 대한 비판이자, 비효율과 허례허식을 벗어던진 '실천의 윤리학'이었습니다. '묵자' 싸우지 않고 이기는 기술은 단순한 처세술이나 전략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 책은 지금 이 시대, 싸우는 정치, 경쟁 중심 사회, 피로한 일상 속에서 '어떻게 공존하고 생존할 것인가'에 대한 고전적 해답을 주고 있습니다.

 

2. 유미의 감성적 해석 – 검은 옷을 입은 사상가, 묵자가 남긴 말들


묵자는 흰 옷이 상징하던 유가의 권위를 거부하고, 일부러 검은 옷을 입었다고 합니다. 권력, 명예, 의례를 버리고, 무기와 병사들의 생명을 구하려 성벽을 지키며 직접 올라갔던 그의 삶은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느껴집니다. 이 책에 나오는 "상대를 꺾기보다 스스로 서는 법을 먼저 배워라"는 문장은 지금의 나에게 깊이 와닿습니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이기기 위해 남을 꺾으려 들었을까요? 싸우지 않기 위해 단단해지는 것, 그게 진짜 ‘이기는 기술’이라는 묵자의 말이 참 따뜻하면서도 강하게 다가옵니다.

 

묵자 - 실천사상, 실천윤리의 철학자

 

3. 비안의 구조적 해석


철학적 해석 – 실용과 사랑, 반전(反戰)의 철학


묵자의 핵심 사상은 ‘겸애(兼愛: 모두를 공평하게 사랑하라)’와 ‘비공(非攻: 공격하지 말라)’입니다. 이는 공자의 인(仁)보다 급진적이고 민주적인 사상입니다. 묵자는 사랑에도 위계가 있어선 안 된다고 보았고, 국가의 전쟁은 사적 이익의 연장일 뿐이라며 윤리적, 논리적으로 반대했습니다. 이는 현대 인권, 평화주의, 복지국가 개념과도 닿아있습니다. 오늘날 무력시위나 무역전쟁, 경제적 착취가 벌어지는 글로벌 시대에 묵자의 철학은 다시 조명될 필요가 있습니다.

 

정치, 경제적 해석 – 효율성과 공공성의 윤리


묵자는 ‘유가의 낭비’를 가장 비판했습니다. 장례 의식, 의복, 제사에 지나치게 자원을 투입하는 것은 민생을 위협한다고 보았죠. 현대의 ‘정치적 퍼포먼스’, 행정의 비효율, 형식적 의례 속에 비용이 낭비되는 한국 사회에서 이와 유사한 비판이 적용됩니다. 그는 군주조차 효율과 민생을 중심에 둬야 한다고 했으며, 오늘날로 치면 '공공성과 실용을 갖춘 국정 운영'이 묵가 사상의 구현일 수 있습니다.


심리학적 해석 – 공격보다 자기 단련의 전략


묵자는 전략가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싸우지 않고 이기기 위한 방어 기술"을 발전시켰고, 사람의 마음을 조율하는 법에 능했습니다. 현대 심리학에서는 ‘자기 효능감’, ‘내적 통제’와 연결될 수 있습니다. 특히 감정 과잉, 즉시 반응하는 SNS 시대에 묵자의 ‘이성적 단호함’은 스스로를 단련하며 대응력을 키우는 심리 전략이 됩니다.

 

문화 인류학적 해석 – 신분제와 차별에 대한 실천적 저항


묵가는 당시 신분제와 귀족 중심 문화에 대해 강력한 반대 입장을 취했습니다. 능력 중심의 등용, 검소한 생활, 평등한 사랑 등은 집단 중심 문화의 전복적 사유였습니다. 오늘날 교육, 채용, 복지에서 여전히 드러나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 차별 문제에 대해 묵자의 정신은 '실천적 급진주의'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그는 단지 말로 사랑을 주장한 것이 아니라, 물자와 병사, 제도에서까지 공평함을 외쳤던 최초의 사상가였습니다.

 

함께 읽어야 할 책


. 묵자, 사랑을 말하다 (신영복 해제, 돌베개)  묵자의 겸애 사상을 따뜻하게 풀어낸 고전 해설
. 고대 중국의 논쟁자들 (브라이언 반 노든, 갈무리)  유가와 묵가의 철학적 대결 구조 정리
.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 (장쥔, 다산초당)  고전의 전술을 현대 경영 전략으로 해석

 

오늘의 질문


요즘 나는 무엇과 싸우고 있나요? 

혹시 싸우지 않아도 되는 것과 전쟁 중인 건 아닐까요? 

나를 지키기 위해, 나는 어떤 묵자의 기술을 가지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