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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해석과 이해(구조와 에세이)/책 해석과 이해(경제,전략)

[룩 어게인] '캐스 선스타인' - 당신을 잠들게 하는 '습관화'의 함정, 넛지, 뇌과학, 행동경제학

by 유미 와 비안 2025. 8. 27.

 『넛지』의 저자 '캐스 선스타인'과 인지과학자 '탈리 샤롯'의 공저. 『룩 어게인』은 '습관화'가 우리의 행복, 창의성, 안전을 어떻게 앗아가는지, 그리고 '탈습관화'를 통해 어떻게 변화를 만들 수 있는지 과학적으로 탐구합니다.

룩 어게인 / 캐스 선스타인 외 - 습관화의 함정

 

'룩 어게인' : 캐스 선스타인, 당신을 잠들게 하는 ‘습관화’의 함정에서 깨어나는 법
"처음 맛본 아이스크림의 황홀함은 왜 두 번째에는 줄어들까? 끔찍한 뉴스를 처음에는 충격적으로 보다가 왜 점점 무감각해질까? 왜 우리는 기후 변화나 정치적 부패처럼 서서히 다가오는 거대한 위험에는 둔감할까?"
『넛지』의 저자이자 행동경제학의 대가인 '캐스 선스타인'과 저명한 인지신경과학자 '탈리 샤롯'은, 그들의 흥미로운 공저 '룩 어게인(Look Again)'을 통해 이 모든 질문의 답이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정신적 메커니즘, 바로 '습관화(habituation)'에 있다고 말합니다. 이 책은 반복되는 자극에 대한 반응이 점차 줄어드는 '습관화'가 어떻게 우리의 행복, 창의성, 그리고 안전까지 앗아가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이 무감각의 상태에서 벗어나 세상을 '다시 보게(look again)' 만들 수 있는지 그 과학적 비밀을 탐험합니다. 이 책은 우리가 왜 모든 것에 길들여지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 길들여짐에서 벗어나 변화를 만들 수 있는지 알려주는 한 편의 지적인 자기 혁명 안내서입니다.

 

룩 어게인 / 캐스 선스타인 외 - 습관화의 함정

『룩 어게인』

이 책은 '습관화'라는 단일한 렌즈를 통해, 개인의 행복(1부)부터 생각과 믿음(2부), 건강과 안전(3부), 그리고 사회 전체의 문제(4부)에 이르기까지 인간 경험의 거의 모든 영역을 새롭게 조명하고, '탈습관화'라는 해법을 제시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룩 어게인 / 캐스 선스타인 - 행복과 회복

• 1부 웰빙: 행복과 회복의 조건

책의 첫 부분은 습관화가 우리의 행복과 정신적 안녕에 미치는 역설적인 영향을 파헤칩니다.


1장~2장 행복과 다양성: 우리는 좋은 것(새 차, 승진, 맛있는 음식)에 금방 익숙해져 더 이상 큰 기쁨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이는 '쾌락적 쳇바퀴' 현상으로, 우리의 행복 수준이 긍정적인 사건 이후에도 결국 원래의 기준점으로 돌아오는 경향을 말합니다. 반면, 우리는 나쁜 것(실직, 질병)에는 놀라울 정도로 잘 적응하여 회복합니다. 저자들은 이 원리를 역이용하여, 행복을 유지하는 비결은 좋은 경험은 의도적으로 중단하거나(휴가 중간에 일을 하는 것처럼) 조금씩 나누어 음미하고, 나쁜 경험은 가능하면 한 번에 겪어 빠르게 적응해버리는 것이라고 조언합니다.

 

룩 어게인 / 캐스 선스타인 - 습관화의 덫, 탈 습관화


3장~4장 소셜미디어와 회복: 소셜미디어의 무한 스크롤은 우리를 새롭고 의미 있는 자극이 없는 '기술적으로 유도된 혼수상태'에 빠뜨려, 습관화의 덫을 더욱 강화합니다. 우리는 수많은 자극에 노출되지만, 그 어떤 것에서도 깊은 만족을 얻지 못하고 무감각해집니다. 진정한 회복이란, 나쁜 일에 대한 습관화(빨리 둔감해지기)와 좋은 일에 대한 탈습관화(계속해서 감사하고 새롭게 느끼기) 사이의 균형을 의식적으로 찾아가는 능력이라고 말합니다.


• 2부 생각과 믿음: 진실과 거짓 프레임

습관화는 우리의 행복뿐만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믿음마저 무디게 만듭니다.

 

룩 어게인 / 캐스 선스타인 - 가짜뉴스, 반복노출


5장~7장 창의성, 거짓말, (거짓) 정보: 익숙한 사고방식과 문제 해결 방식에 갇히는 '사고의 습관화'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막는 창의성의 가장 큰 적입니다. 또한, 작은 거짓말을 반복하다 보면 죄책감에 대한 뇌의 반응(편도체 활성화)이 습관화되어 점점 무뎌지고, 더 큰 거짓말을 훨씬 쉽게 하게 됩니다. 가장 무서운 것은 가짜 뉴스입니다. 특정 정보가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우리는 그 내용에 익숙해져 진위 여부와 상관없이 진실처럼 받아들이게 됩니다(' illusory truth effect'). 반복이 진실을 만드는 것입니다.


• 3부 건강과 안전: 생존과 도전 사이의 균형

습관화는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중요한 문제입니다.

룩 어게인 /캐스 선스타인 - 습관화의 힘, 우측통행의 날의 효과


8장~9장 위험과 환경: 1967년 스웨덴이 교통 체계를 좌측통행에서 우측통행으로 바꾼 '우측통행의 날(Dagen H)' 사례는 습관화의 힘을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모두가 극도의 긴장 상태에서 조심스럽게 운전하자, 오히려 교통사고 사망률이 역사상 최저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이는 우리가 매일 반복하는 운전과 같은 일상의 위험에 얼마나 무감각하고 부주의해져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마찬가지로, 기후 변화와 같은 서서히 진행되는 환경 위협에 우리가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역시, 그 변화에 조금씩 습관화되어 위기의 심각성을 감지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 4부 사회: 더 나은 세상을 위하여

마지막으로 저자들은 습관화가 어떻게 사회 전체를 병들게 하고, 진보를 가로막는지 분석합니다.

룩 어게인 / 캐스 선스타인 - 독재의 프레임


10장~12장 진전, 차별, 독재: 우리는 사회의 진전(더 깨끗해진 공기, 향상된 인권 등)에 금방 익숙해져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더 많은 것을 요구하며 불만을 느낍니다. 우리는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고정관념에 습관화되어, 그것이 얼마나 부당하고 비합리적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하게 됩니다. 가장 위험한 것은 독재입니다. 자유를 한 번에 빼앗는 것이 아니라, 언론 통제, 집회 금지 등 점진적으로 자유를 억압하는 악에 조금씩 젖어들다 보면, 우리는 결국 저항할 힘과 의지를 잃고 끓는 물속의 개구리처럼 비극을 맞이하게 됩니다.

 

룩 어게인 / 캐스 선스타인 - 룩 어게인, 탈 습관화


13장~14장 법률과 탈습관화: 저자들은 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 바로 '탈습관화(dishabituation)', 즉 의도적으로 익숙한 것들을 낯설게 바라보고 '다시 보게(look again)' 만드는 실천에 있다고 선언합니다. 일상에 작은 변화와 실험을 도입하고, 새로운 관점을 받아들이며,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것이야말로, 개인의 삶과 사회 전체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변화의 시작이라고 역설합니다.

 

『룩 어게인』구조적 해석

이 책은 대중 교양서이지만, 그 내용은 인지심리학과 행동경제학의 핵심적인 연구 성과들을 집대성한 것입니다.


• 인지심리학적 관점: 습관화와 쾌락적 쳇바퀴

이 책의 가장 근본적인 토대는 '습관화(Habituation)'라는 인지심리학의 기본 원리입니다. 이는 반복적인 자극에 대한 신경 반응이 점차 감소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1장에서 다루는 행복의 문제는, 우리가 긍정적인 사건에 빠르게 적응하여 행복 수준이 다시 원래의 기준점으로 돌아오는 '쾌락적 쳇바퀴(Hedonic Treadmill)' 이론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 "우리의 뇌는 변화를 감지하도록 설계되었지, 상태를 느끼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행복이 지속되기 어려운 이유다." 


• 행동경제학적 관점: 기준점 의존성과 현상 유지 편향

이 책의 분석은 행동경제학의 핵심 개념들과 깊이 연결됩니다. 우리의 판단과 선택은 절대적인 가치가 아닌, 현재 상태라는 '기준점(reference point)'에 따라 달라집니다. 습관화는 바로 이 기준점을 끊임없이 재설정하는 과정입니다. 또한, 우리가 점진적인 독재나 환경 파괴에 저항하지 못하는 것은, 급격한 변화를 손실로 인식하고 현재 상태를 유지하려는 '현상 유지 편향(Status Quo Bias)'의 결과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 사회심리학적 관점: 편견의 정상화와 동조

11장 '차별'과 12장 '독재'에 대한 분석은 사회심리학의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사회에 만연한 고정관념과 차별적 언어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우리는 그것을 사회적 규범으로 받아들이고 '정상적인 것'으로 습관화하게 됩니다. 또한, 주변 사람들이 모두 침묵할 때 나 역시 침묵하게 되는 '동조(conformity)' 현상은, 점진적인 악이 사회 전체에 퍼져나가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심리적 기제입니다.


• 신경과학적 관점: 

저자들은 습관화의 신경과학적 기반을 설명합니다. 새로운 자극은 뇌의 보상 회로(도파민 시스템)를 강하게 활성화시키지만, 같은 자극이 반복되면 뇌의 예측 시스템이 작동하여 도파민 반응이 점차 감소합니다. - "습관화는 뇌가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한 효율적인 전략이다. 뇌는 예측 가능한 것에는 더 이상 주의력을 낭비하지 않는다." - '탈습관화'는 바로 이 예측을 깨뜨려 뇌를 다시 '깨우는' 과정입니다.

 

 

『룩 어게인』거미인간(호모 넥서스)

'룩 어게인'은 세상을 복잡하게 연결된 그물로 감지하는 '거미인간(호모 넥서스)'에게, 자신의 감각 그물이 어떻게 점차 무뎌지고 마비되는지, 그 '습관화'의 메커니즘을 알려주는 경고등입니다. 거미인간은 이 책을 통해, 반복되는 '진동'(자극)에 익숙해지면 더 이상 그 진동을 감지하지 못하게 되어, 좋은 것(행복)의 연결은 느끼지 못하고, 서서히 다가오는 위험(기후 변화, 독재)의 진동은 놓치게 됨을 깨닫습니다. 저자들이 제안하는 '탈습관화'는, 거미인간이 의도적으로 자신의 그물에 새로운 종류의 '실'을 연결하거나, 기존의 실을 낯선 방식으로 흔들어봄으로써, 마비되었던 감각을 다시 깨우고 세상을 '다시 보게' 만드는 실천입니다. 이 책은 거미인간에게, 진정한 지혜란 더 많은 것을 연결하는 능력이 아니라, 이미 맺어진 연결의 소중함을 잊지 않고 끊임없이 그 '감각'을 갱신하는 능력임을 가르쳐줍니다.

 

 

『룩 어게인』비판과 논쟁

두 거장의 통찰이 빛나는 책이지만, 그 접근 방식에 대해 몇 가지 비판적 논의가 가능합니다.


• '습관화'라는 단일 렌즈의 한계: 이 책은 행복, 창의성, 차별, 독재 등 매우 광범위하고 복잡한 사회 현상들을 '습관화'라는 단일한 개념으로 설명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현상을 명쾌하게 설명하는 장점이 있지만, 각 문제의 고유한 역사적, 구조적, 정치경제학적 맥락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모든 것을 심리학적 메커니즘으로만 환원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습니다.


• 개인 중심적 해결책의 강조: 저자들이 제시하는 핵심 해결책인 '탈습관화'는 주로 개인의 인식 전환과 실천(여행, 새로운 경험 등)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는 매우 유용하지만, 차별이나 독재와 같은 거대한 사회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집단적 저항이나 정치적, 제도적 변화의 중요성을 상대적으로 과소평가한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문제의 원인은 구조적인데, 해결책은 개인에게 돌린다는 것입니다.


• 특권 계층의 관점: '좋은 것은 조금씩 음미하고', '삶에서 실험을 일상화하라'와 같은 조언은 어느 정도의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에게 더 적용하기 쉬운 방법일 수 있습니다. 생존을 위해 매일 같은 고된 노동을 반복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탈습관화'는 다소 사치스러운 이야기로 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특권 계층의 관점에서 쓰였다는 비판이 가능합니다.


• 앤솔러지 형식의 파편성: 이 책은 각기 다른 주제를 다루는 짧은 챕터들의 모음집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각 주제에 대한 분석이 깊이 있게 파고들기보다는, '습관화'라는 개념을 보여주기 위한 흥미로운 사례 소개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된 논증의 깊이가 다소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함께 읽어야 할 책


『생각에 관한 생각』 (대니얼 카너먼 저, 이창신 옮김, 김영사, 2012)『룩 어게인』의 이론적 배경이 되는 인지심리학과 행동경제학의 바이블입니다. '습관화'가 우리 뇌의 빠르고 직관적인 판단 시스템(시스템 1)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많은 인지적 편향에 지배당하는지 그 근본 원리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넛지』 (리처드 탈러, 캐스 선스타인 저, 안진환 옮김, 리더스북, 2018) 이 책의 저자인 캐스 선스타인의 대표작입니다. 『룩 어게인』이 습관화의 '문제점'을 진단했다면, 『넛지』는 인간의 비합리성을 역이용하여 어떻게 사람들이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부드럽게 개입(넛지)'할 수 있는지 그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도둑맞은 집중력』 (요한 하리 저, 김하현 옮김, 어크로스, 2023)『룩 어게인』이 '소셜미디어'가 우리를 어떻게 습관화시켜 무감각하게 만드는지 설명했다면, 요한 하리는 그 배후에 있는 '주의력 경제'라는 거대한 산업이 어떻게 의도적으로 우리의 집중력을 파괴하는지 고발합니다. 개인의 심리를 넘어 사회 구조적 문제로 시야를 확장시켜 줍니다.

『행복의 기원』 (서은국 저, 21세기북스, 2018) '행복'에 대한 『룩 어게인』의 인지심리학적 분석을, '진화생물학'의 관점에서 보완해 주는 책입니다. 행복이 과연 삶의 목적인지, 아니면 단지 생존과 번식을 위한 '도구'에 불과한지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며, 우리가 왜 쾌락에 금방 익숙해지는지 그 근본적인 이유를 알려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