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해석과 이해(구조와 에세이)/책 해석과 이해(철학,사상)

「전체성과 무한」 '에마뉘엘 레비나스' - '타자'의 무한한 얼굴! 서양 철학의 '전체성'을 뒤흔든 윤리의 혁명!

유미 와 비안 2025. 7. 4. 12:06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전체성과 무한』-  '타자의 얼굴'에서 시작되는 무한한 윤리적 책임과 서양 철학의 '전체성' 비판, 존재론을 넘어선 '제1철학' 윤리를 제시하는 심오한 철학.

 

"우리는 타인을 정말로 이해하고 있는가? 아니면 그저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타인을 재단하고 있는가?" 서양 철학의 역사는 오랫동안 '나(주체)'를 중심으로 세계를 이해하고, 모든 것을 '나의 인식' 안으로 포섭하려는 '전체성(Totality)'의 경향을 보여왔습니다. 

심지어 타인조차도 나의 범주 안에서 이해하고 설명하려 했죠. 하지만 홀로코스트의 비극을 경험한 유대인 철학자 에마뉘엘 레비나스(Emmanuel Levinas, 1906~1995)는 이러한 서양 철학의 전통에 정면으로 도전하며, '타자(Other)'의 존재가 '나'의 이해를 넘어선 '무한(Infinity)'의 영역임을 선언합니다.


그의 기념비적인 주저 '전체성과 무한: 바깥에 대한 시도'(김도형 외 옮김, 그린비, 2018)는 서양 철학의 근간을 이루는 존재론(Ontology)보다 윤리학(Ethics)이 선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타자의 얼굴'과의 만남이 모든 철학적 사유의 출발점임을 역설합니다. 타인의 무방비한 얼굴에서 느껴지는 '살인하지 말라'는 명령, 그리고 그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이야말로 인간 존재의 가장 근원적인 경험이라는 것이죠. 이 책은 '나' 중심의 세계관을 넘어 타인과의 진정한 관계, 그리고 윤리적 책임의 의미를 깊이 성찰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당신의 세계관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지적 여정을 선사할 것입니다.

 

전체성과 무한 / 에마뉘엘 레비나스 - 타자(타인)의 무한한 얼굴

 

「전체성과 무한」

 

'전체성과 무한'은 프랑스 유대인 철학자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주저로, 서양 철학이 오랫동안 추구해 온 '전체성(Totality)'의 경향을 비판하고, '타자(Other)'의 '무한성(Infinity)'과 그에 대한 윤리적 책임을 모든 철학적 사유의 근원으로 제시합니다. 레비나스는 존재론(being)에 대한 탐구보다 윤리학(ethics)이 '제1철학(first philosophy)'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는 서양 철학사에 근본적인 전환점을 제시했습니다.

전체성과 무한 / 에마뉘엘 레비나스 - 타자의 무한성


1. 전체성에 대한 비판: 레비나스는 서양 철학, 특히 현상학과 존재론이 '나(주체)'의 의식이나 이해 안으로 모든 것을 포섭하려 하는 '전체화(totalization)'의 경향을 가지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이러한 전체성은 '타자'를 나의 범주 안으로 환원시키고, 그들의 고유한 특성과 무한성을 부정하여 결국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예: 전체주의, 식민주의)

 

2. 타자의 무한성: 레비나스에게 '타자'는 나의 이해나 개념으로 완전히 포섭될 수 없는, 나의 외부(exteriority)에 존재하는  무한성(Infinity)입니다. 타자는 나의 의도를 초월하고, 나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드러내는 존재이며, 이는 나의 '전체성'을 깨뜨리는 경험입니다.

전체성과 무한 / 에마뉘엘 레비나스 - 타자의 얼굴과 윤리적 만남


3. 타자의 얼굴(The Face of the Other)과 윤리적 만남: 타자와의 만남은 '타자의 얼굴'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타자의 얼굴'은 단순히 물리적인 얼굴이 아니라, 타자의 취약성(vulnerability)과 무방비함이 드러나는 곳이며, 동시에 나에게 '살인하지 말라(Thou shalt not kill)'는 명령을 내리는 곳입니다. 이 명령은 어떤 계약이나 의무 이전에, 타자의 존재 자체에서 발생하는 근원적인 윤리적 요구입니다.


4. 윤리가 제1철학이다: 레비나스는 존재론이 '존재하는 것(being)'을 탐구한다면, 윤리학은 '존재하는 것'에 앞서 '타자에 대한 책임'이라는 근원적인 관계를 다룬다고 주장합니다. 즉, 내가 타자와 관계 맺고 그에게 책임감을 느끼는 것이 모든 지식이나 존재론적 이해보다 선행한다는 것입니다.

 

5. 향유(Enjoyment)와 사유(Thought): 레비나스는 주체가 세계를 '향유'하는 것(자기중심적 삶)에서 벗어나, '타자의 얼굴'을 통해 '무한'을 경험하고 '사유'하는 것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봅니다. 이 사유는 타자를 이해하고 포섭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무한성을 존중하고 그에게 응답하는 것입니다.

 

6. 환대(Hospitality)와 정의(Justice): 타자를 나의 집으로 '환대'하는 것은 타자의 무한성을 인정하고 그에게 공간을 내어주는 윤리적 행위입니다. 또한, 타자와의 관계가 '제3자'의 개입으로 복잡해질 때, 모든 타인에 대한 공정한 책임인 '정의'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합니다.

 

'전체성과 무한'은 난해하지만 심오한 통찰로 가득하며, '나'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타인과의 진정한 관계, 그리고 윤리적 책임의 의미를 탐구하는 현대 철학의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받습니다.

 

전체성과 무한 / 에마뉘엘 레비나스 - 존재론을 넘어선 윤리

 

「전체성과 무한」 구조적 해석


'전체성과 무한'은 철학(현상학, 윤리학, 형이상학)을 핵심 기반으로 하지만, 종교학, 사회학, 정치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의 통찰을 통합하여 인간 존재의 본질과 타자와의 관계를 다각도로 분석합니다.


철학적 관점 (현상학/윤리학/형이상학): 존재론을 넘어선 윤리


이 책의 가장 근본적인 학문적 기반은 철학, 특히 현상학(Phenomenology)과 윤리학(Ethics)입니다. 레비나스는 에드문트 후설(Edmund Husserl)과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로 대표되는 서양 현상학이 '나'의 의식이나 '존재'의 의미를 중심으로 모든 것을 포섭하려 하는 '전체화'의 경향을 가지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그는 이러한 존재론적 사유가 타자를 '나의 것'으로 환원시켜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대신 윤리학이 '제1철학'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즉, 타자의 존재와 그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이 모든 지식이나 존재론적 이해보다 선행한다는 것입니다.


"타자의 얼굴은 나에게 명령한다: '살인하지 말라!' 이 명령은 어떤 계약이나 이해 이전에, 타자의 무방비한 존재 자체에서 발생하는 근원적인 윤리적 요구이다." - 레비나스는 타자의 '무한성'이 나의 이해를 초월하며, 이 무한성을 향한 지향이 진정한 형이상학적 경험이라고 설명합니다.


종교학적/신학적 관점: 유대적 전통과 '얼굴'의 신성함


레비나스의 철학은 그의 유대적 배경과 깊이 연결됩니다. 그는 서구 기독교 철학이 신을 '존재하는 것'으로 개념화하고 '전체화'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하며, 대신 유대교 전통에서 강조하는 '타인과의 관계'와 '무한한 신'의 개념에 주목합니다. '타자의 얼굴'은 구약 성경에서 신의 얼굴을 직접 볼 수 없지만, 그 현현을 통해 명령을 받는다는 유대적 사유와 유사한 맥락을 가집니다.


"타자의 얼굴은 나에게 신의 흔적을 드러낸다. 그것은 내가 결코 소유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무한한 존재의 현현이다." -  종교적 경험이 단순히 교리나 신앙의 문제가 아니라, 타인과의 윤리적 관계 속에서 신성함이 드러나는 것임을 종교학적으로 통찰합니다.


사회학적/정치철학적 관점: 전체주의 비판과 정의의 기초


레비나스의 '전체성' 비판은 20세기 전체주의(나치즘, 스탈린주의)가 개인의 고유성을 말살하고 모든 것을 국가나 이념이라는 거대한 '전체' 속으로 흡수하려 했던 비극적인 역사와 깊이 연결됩니다. 그는 타자의 무한성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유와 정의의 기초가 된다고 주장합니다. 타자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은 단순히 개인적인 윤리를 넘어, '제3자'의 개입으로 인해 '정의'의 문제가 발생할 때 비로소 사회적, 정치적 차원으로 확장됩니다.


"정의는 타자에 대한 나의 무한한 책임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세상에는 나 혼자만이 아니라 수많은 타자들이 존재하며, 이들 사이의 관계를 조정하는 것이 정의의 과제이다."-  윤리적 관계가 어떻게 사회적, 정치적 질서의 근본적인 토대가 되는지를 사회학적, 정치철학적 관점에서 조명합니다.


문학/언어학적 관점: '말하기'와 '말해진 것'


레비나스는 언어의 두 가지 측면, 즉 '말하기(le Dire)'와 '말해진 것(le Dit)'을 구분합니다. '말해진 것'은 개념과 명제로 고정되어 '전체성'을 향하는 반면, '말하기'는 타자의 얼굴 앞에서 발생하는 비대칭적이고 윤리적인 행위, 즉 타자의 무한성을 환대하는 열린 소통의 순간입니다. 이는 언어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라, 윤리적 관계를 형성하는 근원적인 행위임을 언어학적, 문학적으로 통찰합니다.


"진정한 말하기는 타자의 얼굴 앞에서 침묵을 깨고 응답하는 것이다. 그것은 개념으로 타자를 포섭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무한성을 환대하는 행위이다." - 언어의 윤리적 차원과 그 깊은 의미를 탐구합니다.

 

전체성과 무한 / 에마뉘엘 레비나스 - 타자(타인)의 얼굴, 진정한 말하기 - 무한성의 환대

 

「전체성과 무한」 그리고 거미인간(호모 넥서스)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전체성과 무한' '나' 중심의 '직선'적 사고가 '타자'의 무한성을 어떻게 '전체화'하려 하는지 비판하며, '타자의 얼굴'과의 만남을 통해 '무한한 책임'이라는 새로운 '윤리의 실'로 '관계의 그물'을 '직조'하는 '거미인간(호모 넥서스)'의 모습을 제시합니다.


'직선'적 전체성 비판과 '그물' 같은 타자와의 관계


레비나스는 서양 철학이 '나'의 인식 안으로 모든 것을 포섭하려 하는 '직선'적 '전체성'을 추구해 왔다고 비판합니다. '거미인간'은 단순히 자신의 지식이나 경험이라는 '실'로 '의미의 그물'을 짜는 것을 넘어, '타자'라는 '나의 이해를 초월하는 무한한 실'을 마주해야 합니다. 타자는 나의 '그물'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 그 자체로 '무한한 바깥'입니다. '거미인간'의 '관계의 그물'은 타자를 '직선'적으로 통제하거나 '전체화'하려는 시도를 멈추고, 그의 '무한성'을 존중하며 '비대칭적인 윤리의 실'로 '직조'되어야 합니다.


'감각의 흔들림'과 '타자의 얼굴'의 명령


'타자의 얼굴'과의 만남은 '나'의 '익숙한' 세계가 '뒤흔들리는' 가장 강력한 '감각의 흔들림'입니다. 타자의 무방비한 얼굴에서 '살인하지 말라'는 명령을 '느끼는' 순간, 나의 '전체성'은 깨지고 '무한한 책임'이라는 새로운 '사고의 실'이 짜이기 시작합니다. '거미인간'은 이러한 '감각의 흔들림'을 회피하지 않고, 타자의 '떨림'(취약성)을 '감각'하고 그로부터 오는 '울림'(명령)에 '응답'하며 '의미의 그물'을 윤리적으로 갱신하는 존재입니다.


미래를 '직조'하는 '거미인간'의 무한한 책임


'전체성과 무한' '거미인간'이 '더 나은 미래'를 '직조'하는 데 필요한 '무한한 윤리적 책임'을 제시합니다. 단순히 나의 이익이나 나의 공동체라는 '직선'적인 목표만을 좇는 것을 넘어, '타자'라는 '무한한 실'에게 '응답'하고 '환대'하며 '정의'를 추구하는 것이 '거미인간'의 '직조' 방식이 되어야 합니다. '나는 지금 어떤 의미의 그물을 짜고 있는가? 그 실은 누구와 연결되어 있는가?'라는 '거미인간'의 질문에 대한 답은, 타자의 '무한성'을 인정하고 그에게 '무한한 책임'을 다하는 윤리적 삶을 통해 '더 나은 미래'라는 '결'을 만들어가는 데 달려 있음을 이 책은 일깨웁니다.

 

 

함께 읽어야 할 책


• 『시간과 타자』 (에마뉘엘 레비나스 저, 강영한 옮김, 문예출판사, 2024) 레비나스의 초기 사상을 엿볼 수 있는 저작으로, 『전체성과 무한』의 핵심 개념들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시간과 타자의 관계를 통해 존재론적 사유의 한계를 탐구합니다.
• 『존재와 시간』 (마르틴 하이데거 저, 이기상 옮김, 까치, 2025) 레비나스가 비판하는 서양 존재론의 핵심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하이데거의 대표작입니다. 레비나스가 하이데거의 존재론을 어떻게 넘어서려 했는지 비교하며 읽으면 좋습니다.
• 『현상학의 이념』 (에드문트 후설 저, 박지영 옮김, 필로소픽, 2020) 현상학의 창시자인 후설의 핵심 사상을 담고 있습니다. 레비나스가 현상학의 '의식 중심주의'를 어떻게 비판했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차이와 반복』 (질 들뢰즈 저, 김상환 옮김, 민음사, 2004) 타자의 '차이'와 '반복'을 강조하는 들뢰즈의 철학은 레비나스의 '타자의 무한성' 개념과 다른 방식으로 타자의 고유성을 사유합니다. 두 철학자의 타자 개념을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 『김상욱의 과학공부』 (김상욱 저, 동아시아, 2020) 물리학적 관점에서 '떨림과 울림', '관계'와 '불확실성' 개념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현대 과학적 통찰을 제시합니다. 레비나스의 '전체성' 비판과 '무한성'의 개념을 과학적 관점과 대비하여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