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행복의 기원'과 진화 심리학의 통찰!
왜 우리는 행복을 쫓는가? 서은국 교수님의 '행복의 기원'을 통해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행복의 본질을 파헤쳐 봅니다. 쾌락과 생존의 함수 관계, 그리고 '관계 중심'의 삶으로 행복을 직조하는 '거미인간'의 지혜까지.
당신의 행복 개념을 송두리째 바꿀 필독서.
'행복의 기원 - 서은국'
인간의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
1. 행복, 그 영원한 질문의 기원 - 우리는 왜 행복을 추구하는가?
인류는 문명의 새벽부터 행복을 추구해왔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인간 삶의 궁극적인 목적을 '행복(eudaimonia)'으로 보았고, 동양의 성현들 역시 군자의 도리나 깨달음을 통해 행복에 이르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여전히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을까?'라는 질문 앞에서 헤매고 있습니다. 많은 돈을 벌고, 높은 지위에 오르고, 명예를 얻으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믿었지만, 막상 그 목표에 도달해도 허무함을 느끼거나, 또 다른 불안감에 휩싸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우리는 이토록 행복을 갈망하면서도, 그것을 온전히 붙잡는 데 어려움을 겪을까요?
서은국 교수님의 '행복의 기원'은 바로 이 질문에 대한 파격적이고도 명쾌한 해답을 제시합니다. 이 책은 행복에 대한 우리의 오랜 관념, 즉 '행복은 인생의 목적'이라는 통념에 정면으로 도전합니다. 대신, 행복은 '생존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는 진화심리학적 관점을 제시하며, 행복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송두리째 뒤흔듭니다. 저자는 "행복은 본질적으로 강렬하지도, 길지도 않은 한 줄기 ‘쾌감’이다" (서은국, '행복의 기원', 21세기북스, 2014, p. 28)라고 단언하며, 인간의 뇌는 오직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쾌감'이라는 보상 시스템을 설계했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마치 고통이 우리 몸의 이상을 알리는 경고등처럼, 행복감은 우리가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행동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등'이라는 것입니다. 배가 고플 때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행복감을 느끼고, 이는 우리가 음식을 찾아 먹도록 유도합니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 행복감을 느끼고, 이는 사회적 유대감을 강화하여 생존에 유리한 집단생활을 지속하도록 만듭니다. 결국 행복은 목적이 아니라, 생존이라는 거대한 드라마 속에서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동기 부여 시스템'이라는 것이죠. 이처럼 '행복의 기원'은 우리가 행복을 대하는 방식과 삶의 방향성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를 요구합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무엇이 행복인가?"라는 질문에서 벗어나, "우리는 왜 행복을 느끼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과 마주하게 됩니다.
2. 학문별 구조적 해석 - 행복의 기원, 다면적 접근
'행복의 기원'은 기본적으로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행복을 해부하지만, 그 통찰은 비단 심리학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철학, 문화인류학, 사회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의 관점에서 이 책의 메시지를 해석해 보면, 행복에 대한 더욱 깊이 있고 풍부한 이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진화심리학적 해석 - 생존과 번식의 미스터리
서은국 교수는 인간의 뇌가 '행복'을 느끼도록 진화한 이유를 오직 생존과 번식이라는 궁극적인 목적에서 찾습니다. 우리의 조상들이 생존에 유리한 행동을 했을 때 뇌에서 쾌감을 느끼는 보상 시스템이 활성화되었고, 이 쾌감이 더 많은 생존 행동을 유도했다는 설명입니다. 예를 들어, 사회성이 높은 개체가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에, 인간은 타인과 함께 있을 때 행복감을 느끼도록 진화했다는 것이죠. 저자는 이성에게 매력을 느끼고 사랑에 빠지는 것 역시 번식이라는 본능에 기인하며, 이러한 관계에서 오는 쾌감은 개체가 자손을 남기도록 유도하는 강력한 기제라고 설명합니다 (서은국, '행복의 기원', 21세기북스, 2014, pp. 60-70).
이는 행복이 마치 다이아몬드처럼 영원하고 변치 않는 것이 아니라, '쾌감'이라는 일시적인 감정이며, 이는 생존이라는 거대한 게임에서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일종의 미끼'에 불과하다는 충격적인 통찰을 제공합니다 (서은국, '행복의 기원', 21세기북스, 2014, p. 28). 도파민,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우리의 행복감을 조절하며, 이러한 물질들이 적절히 분비될 때 우리는 쾌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이 쾌감은 오래 지속되지 않으며, 우리는 새로운 쾌감을 찾아 끊임없이 움직이게 됩니다. 이는 인간이 왜 그렇게 목표 지향적이고,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며, 만족을 모르고 달려가는지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설명하는 강력한 근거가 됩니다.
철학적 해석 - 행복은 목적이 아닌 과정인가?
'행복의 기원'의 주장은 서양 철학에서 오랫동안 논의되어 온 행복의 개념과 정면으로 부딪힙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을 '최고선'이자 '인생의 궁극적 목적'으로 보며, 이성적 활동을 통해 덕을 실천하고 탁월성을 발휘할 때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행복의 기원'은 행복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생존을 위한 수단'으로 격하시킵니다. 이는 행복에 대한 전통적인 목적론적 관점에서 벗어나, 행복을 '과정'이자 '경험'의 연속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합니다.
만약 행복이 그저 생존을 위한 일시적인 쾌감이라면,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까요? 이 질문은 다시 실존주의 철학으로 이어집니다. 알베르 카뮈는 '시지프 신화'에서 인생의 부조리함을 이야기하며, 인간은 무의미한 삶 속에서도 스스로 의미를 창조해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행복의 기원'은 카뮈와 같은 실존주의자들의 질문에 대해 행복 자체의 의미 부여보다는, 행복을 느끼는 '행위' 자체에 집중할 것을 권하는 듯합니다. 우리는 생존을 위해 관계를 맺고, 새로운 것을 탐색하며, 성장하는 과정에서 쾌감을 느끼고, 그 쾌감이 다시 우리를 움직이게 합니다. 즉, 행복은 우리가 어떤 '목표'에 도달했을 때 얻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느냐'라는 과정 속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경험의 총체라는 의미입니다. 이는 칸트의 의무론적 윤리와도 대비됩니다. 칸트에게 행복은 도덕적 행위의 결과가 아니며, 선한 의지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춥니다. '행복의 기원'은 선한 의지 자체를 다루기보다, 의지가 발생하고 행동으로 이어지는 생물학적 기전을 밝히는 데 중점을 둡니다.
문화인류학적 해석 - 사회적 본능과 행복의 문화적 맥락
문화인류학은 인간 행동의 보편성과 문화적 다양성을 탐구합니다. '행복의 기원'은 인간의 행복이 진화적 본능에 뿌리내리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문화인류학은 그 본능이 발현되는 방식이 문화적 맥락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저자는 특히 '사회성(Sociality)'이 인간의 행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합니다 (서은국, '행복의 기원', 21세기북스, 2014, pp. 150-160). 인간은 철저히 사회적인 동물이며, 집단 속에서 소속감을 느끼고 관계를 맺을 때 가장 큰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이죠. 이는 인류가 개인의 생존 능력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웠던 약한 존재였기에, 협력과 상호 의존성을 통해 생존을 도모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회적 관계의 형태와 행복을 표현하는 방식은 문화마다 다릅니다. 서구 문화가 개인의 성취와 독립적인 자아를 강조하며 '자유'와 '선택'에서 오는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동양 문화는 '공동체'와 '조화'를 강조하며 관계 속에서 오는 '정(情)'이나 '유대감'에서 행복을 찾습니다. '행복의 기원'은 보편적인 인간 본성을 이야기하지만, 각 문화가 이러한 본능적 행복을 어떻게 다듬고, 어떤 가치와 결합하여 '행복'이라는 개념을 구성하는지에 대한 문화인류학적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궁극적으로 인간의 행복은 보편적인 생물학적 기반 위에 각 문화의 독특한 색채가 덧입혀져 발현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행복의 기원'과 '거미인간(호모 넥서스)' - 행복을 직조하는 새로운 방식
'행복의 기원'이 행복의 본질을 진화심리학적으로 해부하며 우리가 '왜' 행복을 느끼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졌다면, '거미인간(호모 넥서스)'은 이처럼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세상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행복을 직조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존재 방식을 제시합니다.
'행복의 기원'이 인간 행복의 본능적이고 생물학적인 뿌리를 밝혀냄으로써 우리가 행복을 대하는 태도를 재정립하게 한다면, '거미인간(호모 넥서스)'은 그러한 본능적 행복을 극대화하고 지속 가능한 행복을 직조하기 위한 새로운 '관계적 존재 방식'을 제시합니다. 우리가 행복을 단순히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통해 스스로 직조해내는 것'임을 깨달을 때, 우리는 비로소 '행복의 기원'이 말하는 진정한 행복과 '거미인간(호모 넥서스)'이 제시하는 새로운 존재 방식 사이의 시너지를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문용어 주석
행복 (eudaimonia) -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제시한 개념으로, 단순히 쾌락을 넘어선 인간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자 최고선. 이성적 활동을 통해 덕을 실천하고 탁월성을 발휘할 때 얻을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진화심리학 (Evolutionary Psychology) - 인간의 심리적 특성과 행동이 진화 과정에서 생존과 번식에 유리하게끔 자연 선택된 결과라고 설명하는 학문 분야입니다.
쾌감 - 감각적인 즐거움이나 만족감을 느끼는 감정입니다. '행복의 기원'에서는 행복의 본질을 '생존을 위한 쾌감'으로 설명합니다.
사회성 (Sociality) -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며 집단생활을 하는 인간의 본능적인 특성입니다.
목적론적 관점 - 어떤 현상이나 존재의 의미를 그것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적이나 목표에서 찾는 철학적 관점입니다.
실존주의 (Existentialism) - 20세기 철학 사조 중 하나로, 인간은 주어진 본질 없이 세상에 던져진 존재이며, 스스로의 선택과 행동을 통해 자신의 존재와 의미를 창조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거미인간 (Homo Nexus) - '연결된 인간'이라는 의미입니다. 과거의 '직선적 사고'에서 벗어나,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세상의 비선형적인 흐름을 감지하고, 스스로 '의미의 그물'을 엮어낼 줄 아는 존재를 지칭합니다.
함께 읽어야 할 책
'사피엔스' - 유발 하라리 (김영사, 2014)
'관계의 재구성' - 최인철 (21세기북스, 2021)
'자유론' - 존 스튜어트 밀 (문예출판사, 2017)
'생각에 관한 생각' - 대니얼 카너먼 (김영사, 2012)